전셋값으로 내집마련한다는 빌라 열풍 '주의보'

머니투데이 박성대 기자 2015.05.13 06:05
글자크기
- '미친 전셋값'에 세입자들 빌라 구입 눈돌려
- 서울 강서구 올 매매량 작년보다 35% 늘어
- "전용면적·주차·대출금리등 꼼꼼히 살펴야"


화곡역 인근 주택가. /사진=박성대 기자화곡역 인근 주택가. /사진=박성대 기자


"아파트 전셋값으로도 충분히 매입할 수 있는 빌라를 찾는 분이 늘면서 소폭이지만 지난해 연말부터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신축빌라 분양도 이어지는데, 지하철역과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한 빌라의 경우 곧바로 계약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편입니다."(서울 강서구 화곡동 T공인중개업체 관계자)



서울시내에서 신축빌라 공급이 가장 많은 강서구 화곡동. 지난 11일 찾은 화곡역 인근 공인중개업체에는 소위 ‘빌라’로 불리는 다세대와 연립주택을 찾는 수요자들의 방문과 문의전화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화곡본동을 비롯해 1~3동 일대 거리 곳곳에 '잔여가구 파격분양 신축빌라' 'OO평 1억8000만원·OO평 2억원부터…' 등의 문구가 적힌 홍보물이 즐비했다.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들어 4월까지 강서구 소재 빌라 매매량은 137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1016건) 늘었다. '미친 전셋값'에 힘겨운 세입자들이 주택 구매에 나서면서 그동안 시장에서 외면받던 빌라가 주목받는 것이다. 빌라의 최대 장점은 아파트보다 싸다는 것.

하지만 분위기에 편승해 무턱대고 계약에 나서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빌라 거래시 유의할 점이 많아 매매에 앞서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분양홍보시 '실사용 면적'이나 '몇 평형대'라는 표현으로 면적 표기를 애매하게 소개하는 경우가 많아 전용면적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실제 분양관계자들이 30평대라고 소개하는 빌라를 찾아가보면 전용면적은 50㎡ 내외로 전용률이 50% 안팎에 불과했다.


통상 아파트의 경우 전용률이 80%대인 점을 감안할 때 터무니없이 낮다. 빌라의 경우 서비스면적인 발코니를 확장해 이를 실사용 면적에 포함해서다.

화곡역 인근 길가에 걸려있는 신축빌라 분양 홍보물. /사진=박성대 기자화곡역 인근 길가에 걸려있는 신축빌라 분양 홍보물. /사진=박성대 기자
신축빌라 가격은 인근 시세보다 턱없이 비쌌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화곡동 일대 신축빌라(3룸 기준) 분양가는 2억1000만~2억6000만원대.

실제 화곡역 인근에 위치한 한 신축빌라 전용 49㎡의 분양가는 2억5800만원으로, 바로 길 건너에 위치한 준공 5년 이하 빌라 전용 46㎡와 51.5㎡의 거래가인 1억8500만원보다 30%가량 비싼 수준이다.

인근 W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새로 지은 주택임을 감안하더라도 주변과 비교해 월등히 비싸다"며 "비슷한 수준의 준공 5년 이내 빌라를 추천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신축 연립주택은 단독주택 밀집지의 노후주택을 헐고 다시 짓는 경우가 많아 주차진입로도 열악했다. 주자창 시설도 가구수에 맞춰 100% 완비된 곳도 없었다.

이에 대해 한 빌라분양 관계자는 "지하철역 인근에 위치한 빌라의 경우 교통 편의성을 우선순위로 판단하는 입주자들이 많은 만큼 차량 미소유자가 다수 있다"며 "주차 가능 대수가 가구수의 80~90%대 정도면 사실상 주차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대출 가능 여부도 은행에서 먼저 확인해야 한다. 분양 관계자는 분양대금의 20~30%만 있으면 나머지 70~80%를 대출을 통해 실입주가 가능하다고 소개하지만 실제론 금리가 5% 후반대에 달하는 제2금융권 대출을 감안한 것이다.

빌라의 경우 감정가의 60~70%까지 1금융권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감정가격이 낮게 나올 경우 나머지는 2금융권 대출을 받아야 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빌라의 경우 반드시 시중은행과의 금리를 비교해봐야 한다"며 "완공된 건물을 확인하는 게 아니라면 공사부실 등을 조심해야 하고 설계변경이 됐는지도 확인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행업자가 은행대출을 통해 빌라를 짓는 경우도 많아 조기 중도금 입금을 요구하거나 계약금을 높이 부르는 경우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