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롯데주류에 따르면 '처음처럼 순하리'는 출시 한 달만에 150만병이 팔리며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저도주가 대세인 부산·경남을 겨냥해 내놓은 이후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시작된 인기몰이가 전국으로 확산되며 '순하리 품절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유자맛 칵테일 효과로 젊은 여성과 대학생 등이 선호하며 곳곳에서 품절을 보여 '주류계의 허니버터칩'이라는 이름까지 얻고 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순하리를 많이 팔수록 좋긴 하지만 이게 간단치 않은 문제"라며 "주력 소주인 '처음처럼' 생산이 감소해 점유율이 낮아지면 오히려 전체적으로는 손해"라고 말했다.
정통소주가 아닌 유자향 첨가의 '순하리'는 당초 저도주 시장이 활성화된 부산·경남의 무학 '좋은데이'를 겨냥해 선보인 제품이다. 순하리 인기를 바탕으로 인지도를 높여 주력인 '처음처럼'으로 주당들의 입맛을 옮겨오려는 의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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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측은 '순하리' 증산을 앞두고 '처음처럼' 생산량을 최대한 확보했다. 이는 순하리가 많이 팔리더라도 '처음처럼' 생산에는 영향을 미치게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롯데는 순하리 인기가 지속되면 과실주를 주로 생산하는 경산공장을 '순하리 전용라인'으로 대체할 것도 고려중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주시장 점유율은 한번 밀리면 회복하기 힘들다"며 "순하리처럼 칵테일 느낌의 소주는 인기가 시들면 곧바로 후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순하리 판매에 취해 '처음처럼' 점유율을 잃어버리는 것이 롯데로서는 뼈 아픈데 이 같은 고민을 안 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