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부정입학 외국인학교 '학생모집 정지' 첫 제재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2015.05.0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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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선발 중단 국내 첫 사례, 학교 측 "대책 없이 출교된 학생 진로 우려"

하비에르국제학교 전경.<br>/사진=하비에르국제학교 홈페이지하비에르국제학교 전경.<br>/사진=하비에르국제학교 홈페이지


서울시교육청이 부정입학생을 2년째 출교시키지 않은 외국인학교에 대해 '학생모집 정지' 처분을 내리기로 하고 이를 사전 통보했다. 조치가 이행되면 해당 학교는 국내 외국인학교 중 신·편입생 선발 중지 처분을 받은 첫 사례가 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6일 "지난주 프랑스 계열인 서울 종로구 하비에르국제학교에 '부정입학자에 대한 시정명령(퇴교 조치)을 모두 이행할 때까지 학생모집을 정지한다'는 처분 내용을 사전통지했다"며 "추후 하비에르국제학교가 제출한 의견을 참고해 최종 통보를 내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2년 전인 2013년 4월, 하비에르국제학교 측에 부정입학자 91명을 퇴교시키라는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당시는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 배우 박상아씨 등이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불법 입학시킨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으면서 부유층의 외국인학교 입학 비리가 논란이 된 시기다.

외국인학교는 부모 중 한 명이 외국인이어야 입학이 가능하다. 부모가 모두 내국인일 경우 외국 거주기간이 3년 이상일 때 정원의 30% 내에서 입학이 허용된다. 퇴교 대상자로 적발된 학생들은 현지 체류 기간이 모자라 입학 자격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였다.



하지만 하비에르국제학교는 시교육청의 조치를 따르지 않았다. 지난해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퇴교 대상자 중 24명은 여전히 하비에르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교육청은 교육부가 발표한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방지대책에 따라 지난해 8월 '6개월 학생모집 정지' 처분을 내렸다.

강력 조치를 내렸음에도 하비에르국제학교에는 올 5월 현재 입학부정 학생 16명이 잔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교육청은 강도를 높여 시행명령을 완전히 이행할 때까지 학생모집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단, 모집 중단 대상은 내국인으로 국한되며 외국인 자녀의 경우 교육권 보장을 위해 대상에서 제외된다.

하비에르국제학교 관계자는 출교 조치가 더딘 이유에 대해 "외국인학교 재학 기간은 국내 학력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계획 없이 출교됐다간 공부가 중단될 수 있다"며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가기 위한 사후대책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걸릴 뿐, 시교육청에 협조하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하비에르국제학교의 재단이 현지(프랑스)에서 운영하는 학교 중 한국 학생 진학이 가능한 학교가 5곳 정도"라며 "지난해부터 현지 학교장과 본교 학생의 입학허가를 위한 논의를 꾸준히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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