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債, 신용등급 하락에도 고금리 '유혹'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5.05.05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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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하락으로 채권금리 3.7%→6.7%로 올라…"순차입금 의존도 커지고 있어 주의해야"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검찰수사, 실적악화 등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동국제강 신용등급이 A-에서 BBB 수준으로 강등됐지만 장내 거래량은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해 채권가격이 떨어지면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은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동국제강의 순차입금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 추가 등급하락의 위험이 존재하는 점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용평가 회사는 잇따라 동국제강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A-(부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3월 말 A-(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각각 등급 하향조정을 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지난달 말 A-(부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두 등급을 내렸다.



동국제강의 신용등급이 하락한 주된 요인은 전방산업 수요 둔화로 실적이 악화된데다 순차입금 의존도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연결기준 지난해 영업손실액은 204억원으로 전년(811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아울러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순차입금 의존도가 2010년 말 31.0%에서 지난해 말 48.9%까지 높아졌다. 순차입금 의존도란 순차입금을 총자산으로 나눈 수치로 기업의 상환능력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로 쓰인다. 아울러 동국제강의 현금성자산은 2010년 말 1조1913억원에서 지난해 말 5577억원으로 급감했다.

강철구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전방산업인 조선업황 부진 및 배에 쓰이는 후판 경쟁심화 등으로 실적저하가 심화됐다"며 "순차입금 의존도가 30% 수준을 상당폭 초과할 경우 신용등급이 추가 하향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신용등급 하락의 위험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동국제강 회사채 장내 거래대금은 오히려 증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국제강81-2회차 채권 장내 거래대금은 올해 초 1000만원 안팎에 거래될 정도로 거래가 미미했지만 지난달 22일 거래대금은 15억5000만원으로 급증, 최근까지도 수 억원대 거래대금이 유지중이다. 이 사이 수익률은 5.2%에서 6.7%로 상승했다. 이 채권은 지난 2012년 2000억원 규모로 발행 당시 3.720%에 금리가 결정됐다. 만기는 2017년 10월이다.

등급하락으로 신용위험이 상대적으로 커지면서 기대수익률이 커진셈인데 채권가격은 1만원대에서 9300원대로 내려왔다. 채권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채권가격이 낮아진다는 뜻이다.

김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동국제강 회사채는 장내 거래가 거의 없던 채권"이라며 "등급하락으로 채권가격이 낮아지고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채권을 사려는 개인들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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