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달러로 내려간 '애플TV' 한국시장 상륙한다면?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15.05.0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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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단 '애플TV', 국내 진출設 '모락모락'…현실화 가능성은 '글쎄'

애플TV /사진제공=애플애플TV /사진제공=애플


"유료TV 시장이 자취를 감추게 될 지도 모른다."

지난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에바 부에나센터에서 가진 신제품 발표회에서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하반기 시작될 '애플TV'의 실시간 방송 서비스를 예고하자 현지 유료방송 업계가 크게 술렁였다.

◇라이브 단 '애플TV'…'취미 사업'에서 '핵심 사업'?



미국 영화 전문 채널인 HBO의 합류가 그 신호탄이다. 애플은 HBO와 독점계약을 맺고 지난달부터 애플TV에서 'HBO NOW' 서비스를 시작했다. 월 14.99달러만 내면 케이블TV나 위성TV에 별도 가입 없이도 HBO 콘텐츠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애플은 이외에도 ABC, CBS, 폭스, ESPN 등 25곳의 방송사들과도 실시간 방송 서비스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동안 주문형비디오(VOD) 위주로 콘텐츠를 제공해왔던 애플TV가 실시간 라이브 방송 서비스로 재무장하기 시작한 것. 애플은 스스로 '애플TV' 사업을 "취미 비즈니스"라며 의미를 축소해왔다. 그럼에도 애플TV는 전세계 2500만대 이상 팔려 나갔다. 라이브 방송 서비스를 계기로 '애플TV' 사업이 전면화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애플은 선제적으로 애플TV 가격을 종전 99달러에서 69달러로 낮췄다. 아예 셋톱박스를 내장한 'iTV'도 곧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쯤 되면 유료방송과의 경계가 무의미해진다. 대신 애플TV는 케이블TV나 위성방송처럼 이용 약정 계약이 필요 없다. 전세계 어디에서도 인터넷만 연결돼 있다면 시청할 수 있다. 2500만명 이상 셋톱박스 고객 기반도 있다. 향후 미디어 서비스를 '아이폰' '아이패드'로 확장할 경우, 위력은 더 커진다. TV에서 미국 현지에서 기존 유료방송 시장 체계를 일순간 무너뜨릴 '핵폭탄급 대항마'라며 두려워하는 이유다.

◇애플TV 한국 상륙한다면... '찻잔 속 태풍'? '지각변동'?

애플TV의 국내 시장 진출설이 유료방송 업계에 회자되고 있다. 내년 초 애플이 '애플TV'를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하고, 이를 위해 연내 한국 콘텐츠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것. 애플측은 '사실무근'이라며 경계했다. 그럼에도 언제든지 때가 되면 국내 시장에 못 들어올 이유는 없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애플TV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 해도 유료방송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유료 방송 시장 매커니즘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김진석 CJ헬로비전 대표는 "미국 유료방송의 경우 가입자당 월 평균매출(ARPU)가 4만~5만원 수준에 달하지만, 유료방송 상품의 저가 고착화로 국내 ARPU는 1만원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애플TV의 가격 경쟁력이 충분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수익 창출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방송 콘텐츠 선호도와 수급체계도 다르다. 국내에서는 유료방송은 물론 애플TV 같은 OTT(독자형 서비스)도 '실시간 지상파 방송' 채널 확보 여부가 흥행의 주된 변수다. 해외에 비해 지상파 방송 선호도가 여전히 높은 탓이다.

지난해 국내 진출한 구글 '크롬캐스트'가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계약 범위 밖"이라는 이유로 반발, 티빙(CJ헬로비전) 호핀(SK플래닛) 등 제휴 콘텐츠에서 지상파 콘텐츠가 빠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상파 콘텐츠 대가 산정 기준 자체가 없다보니 매년 재송신 대가를 놓고 지상파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애플TV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애플TV의 한국시장 진출이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내 OTT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산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국내에서는 '티빙'과 '에브리온TV(현대HCN) 등이 OTT 시장에 진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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