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바닥 찍었나…변동금리 경계령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5.04.28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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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 GDP 성장률, 한은 기대치에 부합하자 채권금리 '급등'…기대인플레 상승·MBS 물량 급증 등 영향

/시각물=김지영 디자이너/시각물=김지영 디자이너


국채 금리가 빠른 속도로 반등하고 있어 채권시장이 고점에 이르렀다는 관측이 제시되고 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한국은행 기대치에 부합하자 전문가 의견이 채권시장 강세론에서 약세론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한 주(4월17일~4월24일)동안 국채 10년물 지표금리는 17.3bp(=0.173%p) 상승했다. 국채 10년물 금리는 4월 중순 이후 떨어지다가 최근 들어 빠른 속도로 반등중이며 지난 한 주간 금리 상승폭은 2013년 6월 3째주(39bp) 이후 약 22개월 만에 최대치였다.



지난 한 주간 국채 3년물 금리도 8bp 올라 9주만에 반등세로 돌아섰고 국채 5년물은 13bp 올라 지난해 12월 첫째 주(14bp) 이후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채권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채권가격이 낮아진다는 뜻이다.

국채 금리가 빠른 속도로 반등하면서 금리 '바닥론'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때만 해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3.1%로 낮췄다는 점, 당시 금통위 때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있었다는 점 등으로 인해 대다수 전문가들이 적어도 5월 금통위까지는 채권시장 강세장을 예견했다.



하향일로를 걷던 국채 금리에 제동이 걸린 것은 지난 23일 국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발표였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GDP는 361조9710억원으로 전기 대비 0.8% 성장했다. 성장률이 지난 9일 한은이 수정경제전망에서 밝힌 예상치와 부합하면서 기준금리 추가인하 기대감이 약화됐고 이에 따라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올랐다. 아울러 이튿날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분기에는 적어도 1%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해 금리인하 기대감을 한층 더 낮췄다.

신홍섭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 GDP 성장률에 대한 기존 시장의 기대치는 0.5~0.6% 수준으로 예상됐다" 며 "한은의 전망대로 1분기 성장률이 0.8%로 발표된 이상 금리인상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판단되며 연초 이후 지속되던 채권시장의 강세 심리도 꺾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분기 GDP 성장률이 채권시장 약세장을 앞당기긴 했지만 이미 선진국 채권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시장도 당분간 약세 및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올해 1월 초를 저점으로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반등하기 시작했다"며 "당시에는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데다 유가 반등에 대한 확신이 없어 채권 금리가 바로 오르지 못했지만 지난 3월 중순부터 달러 강세 현상이 잦아들고 유가도 안정세를 찾으면서 선진국 채권시장이 약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이란 경제 주체들이 생각하는 물가 전망으로 채권금리와 동조현상을 보인다.

올해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물량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란 점도 장기물 중심으로 국채 가격을 약세로 이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오는 5월에 기준금리가 인하돼도 마지막일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 때문에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현재 채권가격에 반영돼 있어 추가 강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국내 4월 수출입 동향 지표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돼 5월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면서도 "다만 국내 자산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점, 2분기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가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채권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해 현 수준에서 추가 강세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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