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의 부동산 매각이 잇따르고 있다. 상장기업의 부동산 매각은 재무구조 개선, 투자자금 확보 등 효과가 있다. 특히 최근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기미가 나타나며 보유 부동산을 장부가보다 높은 가격에 팔면서 차익이 발생,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그랜드백화점, 남영비비안, 페이퍼코리아 등이 부동산 매각을 통해 차익실현에 나섰다. 이들 기업은 부동산 매각 발표 이후 주가가 상승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랜드백화점 (2,060원 ▲5 +0.24%)은 지난달 25일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충북청원군에 있는 7만860미터제곱(㎡) 규모의 토지를 건설업을 영위하는 오창센토피아지역주택조합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판매가격은 760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해당 토지의 장부가액 246억원의 3배가 넘는다. 토지 매각을 발표한 지난달 25일 이후 이달 27일까지 그랜드백화점 주가는 약 한 달간 21.9% 상승했다.
남영비비안 (1,009원 0.00%) 역시 이달 15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5가에 있는 9208제곱미터(㎡) 규모의 토지와 지상건물을 건설업체 미래도건설에 366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 부동산의 장부가액은 지난해 말 기준 133억원, 공시지가 기준으로 277억원이다. 장부가액보다 약 233억원의 차익이 발생했다. 매각 공시가 나온 이달 15일 종가는 1만1100원에서 21일 장중 1만3700원까지 급등했다. 이후 다소 조정을 받긴 했지만 남영비비안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51%에 달한다.
최근 잇따른 상장기업의 부동산 매각은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조짐이 나타나면서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올해 시행된 기업소득환류세제로 인한 과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각 기업 차원에서 투자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현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페이퍼코리아의 경우 앞으로 2단계에 걸쳐 보유 토지를 매각할 계획인데 1단계 매각 토지의 가치만 해도 지난해 자본총계의 1.8배에 달하고 최근 시가총액의 2배를 훌쩍 넘는다"며 "최근 페이퍼코리아를 비롯해 자산 가치가 높은 기업들의 주가가 고평가를 받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