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주택사업 수주 1.6년간 '0원'…숨고르기?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15.04.2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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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X파일]"성장성 빨간불" vs "시장 침체시 득"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이너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이너


“주택시장이 뜨거운데 사업에 소극적인 이유가 있나요?” “소극적인 게 아니라 보수적으로 보는 겁니다.”

지난 23일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삼성물산 (48,100원 ▲2,300 +5.0%)의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이날 시장의 예상치(영업이익 1400억원대)와 큰 차이를 보인 실적(488억원)이 발표되자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중 하나가 앞으로의 주택사업 전략이다.

올 1분기 주택사업 매출은 42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6%(2357억원) 줄었다. 총 매출액에서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0%에서 14%로 6%포인트 낮아졌다.



삼성물산의 올해 주택공급 계획물량은 총 1만1487가구다. 대우건설 (3,790원 ▼15 -0.39%)(3만1580가구) GS건설 (16,080원 ▼70 -0.43%)(2만5139가구) 대림산업 (55,600원 ▼1,900 -3.30%)(2만4513가구) 현대건설 (35,250원 ▼150 -0.42%)(1만7617가구) 등 경쟁기업들보다 적은 물량이다.

삼성물산은 최근 1년6개월 동안 신규주택사업 수주가 전무하다. 2013년 10월 경기 과천주공 7-2단지 재건축 시공권을 따낸 게 마지막이다. 올 1분기 신규수주로 잡힌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재건축사업(1475억원)은 2000년 6월 시공권을 확보한 것으로 증액분이 반영됐다.



‘래미안’이란 브랜드파워를 가진 삼성물산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의구심마저 나온다. 해외수주도 감소세인데다 강점이 있는 주택사업에서도 적극 나서지 않아서다.

삼성물산이 올 1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내놓은 주된 배경은 수주감소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금처럼 신규수주에 나서지 않을 경우 주택사업의 매출공백이 생길 것이란 우려도 있다.

삼성물산은 ‘숨고르기’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수주잔액만 13조원으로 앞으로 수 년 동안 연간 1만가구 이상 공급하는 단·중기계획이 있다”며 “시장의 우려는 알고 있지만 ‘래미안’이란 브랜드파워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마다 경영방침에 차이가 있다”며 “당분간 신규수주보다 보유물량의 사업화와 사람 등 관리비용을 줄여 내실화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주택사업에 대한 보수적 접근이 득이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건설담당 한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주택시장이 좋지만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미분양 리스크보다 시간을 두고 수도권의 재개발·재건축 등 수익성이 좋은 곳을 선별해 참여하는 게 시장침체시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급물량이 제한적이면 오히려 브랜드에 대한 희소가치를 높이는데 긍정적이란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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