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고열…' 朴 대통령, 귀국 기내간담회도 취소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15.04.27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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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300]이완구 총리 후임 인선 등 '첩첩산중' 현안 대처 주목

 중남미 4개국 순방 일정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전용기를 타고 귀국길에 오르고 있다. (청와대) 2015.4.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남미 4개국 순방 일정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전용기를 타고 귀국길에 오르고 있다. (청와대) 2015.4.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근혜 대통령이 27일 새벽 5시쯤 남미 4개국 순방을 마치고 전용기편으로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오후 브라질 상파울루 과룰류스 국제공항에서 귀국길에 올랐지만, 통상 이륙 직전 가졌던 수행기자단과의 기내간담회를 갖지 않았다.

지난 16일 출국 직전에도 세월호 1주기에 순방을 떠난다는 부담감과 측근들이 연루된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간담회를 갖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오랜 순방일정으로 과로가 누적돼 기내간담회를 취소한다"며 "현재 편도선이 붓고, 복통과 고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실제 순방 기간 내내 컨디션 난조로 주사와 링거를 맞으며 강행군을 펼쳤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편도선이 붓고 복통에 열이 많이 나서 매일 주사와 링거를 맞고 강행군을 했다"고 전한 바 있다.



중남미가 한국과의 시차가 12시간 이상 발생했고, 특히 첫 순방국인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는 해발 2650m에 위치해 고산병 우려가 있었다. 실제 일부 수행원 뿐 아니라 기자들은 호흡곤란·두통 등의 이상 증세를 보였다.

박 대통령은 지난 18일 콜롬비아 동포 간담회 인사말 도중 수차례 잔기침을 해서 물을 마시는 장면이 목격됐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수행원들이 고산병에 고생하고 계신데 저는 고산병이 없어서 다행이다. (저는) 이렇게 목으로 오네요, 다들 괜찮으세요?"라고 묻기도 했다.

민 대변인은 당시 박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전하며 "대통령께서 몸이 안 좋으신 가운데 고생을 하는데 국내사정이 여기와 달라 (서울에 도착하면) 또 고생할 것 같아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민 대변인 우려처럼 박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역대 최대인 125명의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거대 신흥시장인 중남미를 찾았다. 구매력을 갖춘 거대 신흥시장인 중남미 시장을 개척해 우리 경제활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실제 보건·원격의료·교통시스템·철도·에니메이션·한류 등 고부부가치 산업으로 협력을 다각화하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귀국하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말 그대로 첩첩산중이다. 박 대통령이 어떤 해법을 내놓으냐에 따라 정국이 요동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선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된 사의를 표명한 이완구 총리의 후임 인선이 시급하다. 귀국 후 이 총리의 사표를 수리하면서 공직기강을 바로잡고 정치개혁에 가속패달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그간 여러 차례 총리 후보자가 낙마했고, '성완종 리스트' 후폭풍으로 여론도 최악이라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인물을 낙점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존재한다. 국민 눈높이, 인사 검증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잖다.

박 대통령은 순방 기간 내내 동포간담회에서 사회 적폐 해소, 즉 '사회 개혁'을 통한 경제 재도약을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가 명운을 걸고 추진 중인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이른바 '4대 개혁'을 넘어 '성완종 리스트' 발생 후 언급했던 '정치 개혁'까지 포함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성완종 리스트'를 박근혜 정부의 도덕성 시비에 여야를 아우르는 정치권 전체의 적폐 문제로 확대하겠다는 것을 거듭 드러낸 것으로, 이와 함께 사회 전반에 대한 개혁 드라이브로 현 난국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혔다.

박 대통령의 '성역 없는 수사' 주문으로 검찰 사정의 칼이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로워져 있는 상태다.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질 수 있고, 박 대통령이 야당의 특검요구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보인 만큼 성완종 정국은 장기간 지속되며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을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도 주목된다. 선거구는 4곳에 불과하지만, 3곳이 수도권이다. '성완종 정국' 후 여야에 대한 국민의 첫 심판이다. 이 총리은 물론 박 대통령 핵심 인사가 연루된 뒤 판세는 집권 여당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전패한다면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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