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 교수협 "여론조작 고소…박용성 막말도 형사고발"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2015.04.2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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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교수협의회·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

 박용성(75) 중앙대 이사장이 두산중공업 회장, 대한체육회 회장 등 맡고 있는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 중앙대는 21일 오후 공식입장을 내고 박용성 이사장의 사퇴 결정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2012년 10월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국회에 출석했을 때. (뉴스1DB) 2015.4.21/뉴스1 박용성(75) 중앙대 이사장이 두산중공업 회장, 대한체육회 회장 등 맡고 있는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 중앙대는 21일 오후 공식입장을 내고 박용성 이사장의 사퇴 결정을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2012년 10월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국회에 출석했을 때. (뉴스1DB) 2015.4.21/뉴스1


중앙대 교수들이 22일 박용성 전 중앙대 이사장이 학사개편안에 반대하는 교수들에게 '목을 치겠다'고 말하는 등 폭언을 일삼은 것에 대해 법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용구 중앙대 총장 등 보직교수와 이사진에게는 학교 정상화에 대해 책임질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교수들은 또 "학내 구성원을 적대시하는 박 이사장의 막말이 2008년부터 계속됐으며 이번 폭언 사건 역시 두산이 중앙대를 인수할 당시부터 예견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중앙대 교수협의회와 교수대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서와 공개질의서를 발표했다.

교수들은 "박 이사장이 쿠데타적인 방식으로 터무니없는 학사 개편안을 밀어붙였고 교수 찬반투표를 방해하기 위해 교수들을 회유하거나 협박하도록 지시했으며 학보사인 중대신문이 비판적 기사를 싣지 못하도록 겁박했다"며 "가장 자유롭고 민주적이어야 할 우리의 학문 공동체를 부단히 유린했다"고 주장했다.



박 이사장의 퇴진에 담긴 진정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김누리 중앙대 독문과 교수는 성명문을 낭독하며 "박 전 이사장이 법인의 이사직도 내려놓을 것을 요구한다"며 "박 이사장이 이사로 남아서 수렴청정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현 재단 이사진, 이용구 총장 또한 우리 대학을 파국으로 몰아넣은 박 전 이사장의 전횡을 제어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이 내뱉은 막말에 대해서는 형사고발을 검토 중이다. 김 교수는 "대학 학사 운영에 개입한 행위는 명백한 사립학교법 위반이고, 학생들의 명의를 도용해 타대학 교수들과 학생을 모욕하도록 문건으로 지시한 행위는 명의도용 교사죄에 해당하며, 교수들에게 퍼부은 막말과 협박에 대해서는 모욕죄와 협박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네 가지 죄목에 대해 조만간 형사고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지난달 보직교수 20여명에게 보내는 메일에서 "그들이 제 목을 쳐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 등 교수 비대위를 겨냥한 강도높은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지난 2008년 재단이 교수들을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으로 초청한 자리에서 박 이사장은 '내가 중앙대를 이름만 빼고 몽땅 바꾸겠다. 당신들은 지켜만 봐달라. 만약 내 발목을 잡는 사람이 있으면 그 교수의 손목을 자르고 가겠다'며 과격한 발언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학내 여론을 조작한 혐의에 대해서 고소를 제기했다고도 밝혔다. 이강석 교수협의회장은 "학교 본부가 홍보팀의 성명서 조작사건을 자체 진상규명할 것을 요청했으나 학교가 이를 거부해 지난 6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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