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증시 랠리에 묻어가는 '묻지마 급등'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5.04.2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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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증시 랠리에 묻어가는 '묻지마 급등'


증시가 4년만의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며 랠리를 이어가자 만년 적자기업들이 덩달아 이상급등하고 있다. 신사업 추가나 자산 매각 등의 호재성 재료가 시장에 돌면서 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일부 종목들의 묻지마 급등은 주식시장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일이지만 강세장에 편승해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LCD 장비업체인 케이엘티는 올 들어 주가가 351% 급등했다. 20일 종가는 1950원으로 올 1월 최저가 231원에 비해서는 8.4배 올랐다. 최근 3년 연속 영업이익 적자에 지난해 전 대표이사의 횡령 등으로 관리종목으로까지 지정된 업체다.

케이엘티의 이같은 급등세는 수주 계약 등 이슈 때문이다. 케이엘티는 지난 15일 '아이카이스트와 생산협력 계약을 체결했다'며 '향후 이 계약과 관련해 사명을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계약 금액 등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주가는 공시가 나오기 전부터 이미 급등 흐름을 타고 있다.



게임업체인 플레이위드와 휴대폰 액세서리 업체인 로켓모바일(구 플레이텍)도 신사업 진출로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초 상장폐지 직전까지 갔던 플레이위드는 2000원대였던 주가가 반년만에 1만2000원대로 껑충 뛰었고 로켓모바일도 게임사업 진출설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문용지 업체인 페이퍼코리아는 공장 부지 매각으로 20일까지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페이퍼코리아의 최대주주인 버추얼텍도 덩달아 상한가로 직행했다.

문제는 이같은 기업들이 최근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다는 점이다. 페이퍼코리아는 신문용지 수요 감소로 지난해 영업적자를 냈지만 본업과 무관한 부동산 매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해 공장부지 매각대금을 일부 매출과 영업이익에 반영할 계획이다. 일시적으로 실적 개선 효과를 거두는 꼼수를 노린 것이다.


수많은 테마주들이 일정 기간 이후 급락하며 주가가 되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왔지만 큰 수익에 대한 유혹에 '묻지마 급등 현상'은 반복되고 있다. 특히 장기간 적자를 내며 부진한 실적을 이어온 기업들의 경우 손실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 시장 전체적으로도 테마주의 기승은 건전성 우려 요인이 될 수 있다. '묻지마 급등'의 후유증이 나타난다면 모처럼 활기를 찾은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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