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참배를 마친 뒤 눈물을 닦고 있다. 2015.4.16/뉴스1
오전 8시부터 모이기 시작한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들은 문 대표가 도착하는 8시30분쯤 약 100여명이 집결했다. 이 때까지 세월호 유가족들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지 말고 결과물을 가져오라"며 의원들의 분향소 입장을 가로막았다.
문 대표는 "세월호는 무조건 인양돼야 한다"며 "시행령도 진실규명을 막는 것이어서 철회를 주장해왔다. 앞으로도 그렇게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전 위원장의 "(조문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자"는 말에 유가족들도 한 걸음 물러섰다. 문 대표는 헌화를 마친 뒤 동료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한동안 눈물을 훔쳤다. 또 인근의 경기도미술관에서 가진 자체 추모식에서도 추모사를 읽으면서 감정에 북받혀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들의 항의를 듣던 중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이 총리는 이날 합동분향소를 참배할 예정이었지만, 유가족들의 반발에 부딪혀 발걸음을 되돌렸다. 2015.4.1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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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50분쯤에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현장을 찾았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로 연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곤욕을 치른 탓인지 힘겨운 기색이 역력했다. 굳은 표정으로 분향소 앞까지 다가갔지만 세월호 유가족은 끝내 그의 입장을 거부했다.
유가족들은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선체 인양에 대한 총리의 소신을 따져물었다.
이 총리는 "세월호특별법 시행령과 세월호 선체 인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개인적 생각이 있기는 하지만 공식적으로 말할 수 없는 입장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유가족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 대신 결과물을 들고오라"며 들고 있던 피켓을 부수고 자리를 떠났다. 일부 유가족은 정부의 미온적 대응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이 총리를 등지고 서있기도 했다. 결국 이 총리는 "다음에 다시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걸음을 돌렸다.
비가 내리는 오후 1시40분쯤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지도부가 분향소를 찾았다. 이들은 분향소 안까지 들어갔으나 이를 발견한 유가족의 거센 항의를 받고 곧바로 쫓겨났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선체 인양 계획이 있고 정부도 이미 발표했다"며 "시행령도 유가족과 협의해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민으로 조문하겠다"고 밝혔으나 "결과물을 가져오라"는 유족들의 항의에 결국 20분만에 차량에 올랐다.
유가족은 김 대표가 탄 차량을 둘러싸고 격렬하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당 관계자와 기자, 의경 등이 뒤엉키는 등 일대 혼란이 벌어졌다. 유가족들은 차량 앞을 가로막고 "당당하게 차에서 나오라"고 소리쳤고 일부는 김 대표를 향해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의경이 투입된 후에야 김 대표가 탄 차량은 현장을 떠날 수 있었다.
4·16가족협의회 등은 특별법 시행령 폐기와 선체인양을 정부가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며 이날 2시로 예정된 세월호 참사 합동추모식을 취소했다.
4·16 세월호 참사 1주기인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세월호 합동 분향소에서 유가족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차를 가로 막으며 항의 하고 있다. 2015.4.16/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