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는 '시간 낭비', 인터넷이 '제2의 바보상자'라고?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2015.04.18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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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 '생각은 죽지 않는다'…인터넷이 생각을 좀먹는다고 염려하는 이들에게

SNS는 '시간 낭비', 인터넷이 '제2의 바보상자'라고?


"저 바보상자가 우리를 멍청하게 만든다."
텔레비전이 인간을 바보로 만들 것이란 우려가 일던 때가 있었다. 현대에는 인터넷이 그런 취급을 받는다. 언제고 자판을 두드리기만 하면 수천, 수만 개의 정보가 우르르 쏟아지는 세상. 책을 읽고, 적고, 외우지 않아도 필요한 때에 원하는 정보를 마음껏 소환할 수 있다.

‘생각은 죽지 않는다’의 저자 클라이브 톰슨은 이 같은 비관론에 반기를 들었다. 오랫동안 기술 과학 분야 전문 기자로 활동해온 톰슨은 인터넷 시대에도 인간의 사고력은 유효하며 오히려 기술 발전을 활용, 전에 없던 지적 혁명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인터넷으로 인간의 사고가 멈출 것이란 두려움은 기우라는 것.



톰슨이 주목한 사례는 ‘켄타우로스’다. 1997년 체스 세계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는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에 여섯 게임 모두 완패당했다. 이는 인간 두뇌가 인공지능에 패한 충격적 사건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카스파로프는 인간과 컴퓨터의 ‘지능적 협업’을 고안했다. 빠른 속도로 경우의 수를 분석해내는 컴퓨터와 직관과 통찰력을 갖춘 인간 두뇌를 합쳐 ‘드림팀’을 결성했다. 그리스 신화의 반인반마에서 이름을 딴 ‘켄타우로스’는 이후 대회에서 그랜드마스터나 슈퍼컴퓨터로만 구성된 팀을 모두 물리쳤다.

저자는 인터넷으로 오히려 ‘완전한 기억’이 가능하다고 본다. 정보를 머릿속에 저장하는 대신 검색해 찾아내고 이들을 조합함으로써 더욱 복잡한 사고를 할 수 있다. 또 온라인은 ‘개방된 공간’이기 때문에 더욱 정제된 생각과 표현으로 글을 쓰고 타인과 의견을 교류하며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인터넷의 연결성은 개인의 신념과 생각을 공유하게 함으로써 ‘집단적 무지’ 현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



◇생각은 죽지 않는다=클라이브 톰슨 지음. 이경남 옮김. 알키 펴냄. 456쪽/1만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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