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큐브?시큐브? 닮은꼴 종목명 '헷갈리네'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5.04.22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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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명과 함께 종목코드 반드시 확인해야"

씨큐브?시큐브? 닮은꼴 종목명 '헷갈리네'


화장품 원료업체 씨큐브 (4,760원 ▲60 +1.28%)의 주가가 지난 9일 장출발과 동시에 상한가에 진입, 장마감까지 상승폭을 지켜냈다. 최근 화장품주들이 중국발 매출 증대 기대감에 급등한 가운데 씨큐브는 화장품 소재업체 중 가장 저평가돼있다는 증권사의 분석이 호재가 됐다. 이날 보안솔루션 개발업체 시큐브 (993원 ▲11 +1.12%)의 주가도 장초반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지만 이내 급격하게 상승폭을 줄이면서 0.62%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시큐브의 주가 상승에 대해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화장품주들의 주가가 급등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화장품 원료업체인 씨큐브와 종목명이 유사한 시큐브를 착각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들어왔다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주가가 상승폭을 모두 반납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기업중에서는 비슷한 사명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많아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부분이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으로 자칫 이날 시큐브처럼 주가변동이 크게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도 큰 손실을 입을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디아이 (17,300원 ▼1,350 -7.24%)(반도체 장비)-디와이 (5,740원 ▼40 -0.69%)(산업기계)-디아이씨 (5,750원 ▼20 -0.35%)(자동차기어)-디아이디 (19원 ▼16 -45.7%)(액정평판 디스플레이), 케이엔더블유 (7,570원 ▼70 -0.92%)(디스플레이 부품소재)-케이엠더블유 (15,340원 ▼150 -0.97%)(통신장비), 나노엔텍 (3,325원 ▼5 -0.15%)(의료진단기기)-나노캠텍 (632원 ▼3 -0.47%)(전자소재), 경봉 (2,805원 0.00%)(교통시스템 소프트웨어)-경방 (7,700원 ▼40 -0.52%)(섬유), 이구산업 (6,250원 ▲120 +1.96%)(동판제조)-이건산업 (5,560원 0.00%)(목재), 삼천리 (91,600원 ▲500 +0.55%)(도시가스)-삼천리자전거 (5,170원 ▼20 -0.39%) 등은 종목명이 유사해 투자자들이 실수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예다.



영상보안 솔루션업체인 아이디스 (18,060원 ▼440 -2.38%)와 액정 평판디스플레이 업체인 아이디에스 (139원 ▼61 -30.5%)처럼 사명은 비슷해도 종목명이 정반대인 경우도 있다. 아이디스의 경우 최근 성장성이 부각되며 연초이후 주가가 40% 가까이 올랐지만 아이디에스의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돼있다. 또 감자결정 등으로 주가가 연초이후 40% 가까이 빠졌다.

사명도 유사하고 주력 업종마저 비슷하면 투자자들의 혼란은 더 커진다. 이니텍 (3,565원 ▲70 +2.00%)-이젠텍 (21원 ▼1 -4.55%)-이랜텍 (8,280원 ▲40 +0.49%)-이엠텍 (34,000원 ▼200 -0.58%)의 경우 이니텍은 정보보안업체, 이젠텍은 자동차 부품업체로 업종이 다르지만 이랜텍과 이엠텍은 IT부품업종에 속해 있고 두 종목 모두 최근에는 갤럭시S6의 관련주로 부각됐다. 이랜텍은 스마트기기용 배터리팩 및 휴대폰용 케이스 등을 생산하는 업체이고 이엠텍은 음향기기 업체로 스피커 부품 공급업체로 하는일은 다르다.

이밖에 무선충전 소재업체인 아모텍 (7,970원 ▼30 -0.38%)과 모터생산업체인 모아텍 (5,010원 ▲225 +4.70%)도 IT부품주에 속해있는 종목이다. 삼양라면을 생산하는 삼양식품 (325,500원 ▲15,500 +5.00%)과 설탕, 식용유, 밀가루 등을 파는 삼양사 (67,800원 ▲900 +1.35%)도 이름만 비슷할 뿐 아무 관계가 없는 회사다.


TPC (3,475원 0.00%)티피씨글로벌 (2,405원 ▼5 -0.21%)도 얼핏 보기에는 같은 기업같아 보이지만 아무런 관계가 없다. 티피씨글로벌은 자동차부품, 장비 제조업체이고 TPC는 공압기기, 3D프린터 등을 주로 제작하는데 자동차 생산라인 등에 기기를 납품하는 경우도 있다. 사업보고서를 보면 TPC의 온전한 기업명은 '티피씨메카로닉스'로 돼있다. 티피씨글로벌의 경우 한글명칭이 '티피씨', 영문으로는 'TPC Co,. Ltd'이고 약식으로 표기할 경우에는 '(주)티피씨'라고 돼 있어 혼란의 소지가 크다.

TPC 관계자는 "주주 가운데 두 회사를 잘못알고 전화를 걸어오거나 때로는 공시 등 보도가 잘못나가는 일도 있다"며 "거래소에 도움을 요청해봤지만 종목명이 유사해도 다르긴하기 때문에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30년동안 가지고 있던 상호를 바꾸는 것도 쉽지 않은일"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도 "종목명을 기업이 바꾸지는 않는한 거래소 차원에서 바꾸도록 하는게 불가능하다"며 "투자자들은 종목코드를 보고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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