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의원 400명 돼야", 與 "깜짝쇼"…의원정수 논란

머니투데이 김성휘,하세린 기자 2015.04.0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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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종합)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엑스포 가운데 청년유권재연맹이 마련한 국회의원 정수 설문판.'200-249명'이 가장 많다. 문재인 대표는 '351명 이상'을 선택했다./사진=머니투데이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엑스포 가운데 청년유권재연맹이 마련한 국회의원 정수 설문판.'200-249명'이 가장 많다. 문재인 대표는 '351명 이상'을 선택했다./사진=머니투데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6일 "국회의원이 400명은 돼야 한다"고 밝히자 새누리당이 "깜짝쇼"라 비판하면서 정치권에서 의원정수 논란이 불거졌다. 국민 여론은 여전히 현행 유지 또는 정수 축소를 선호하고 정당별로 입장도 달라 앞으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의원정수를 둘러싼 논의가 적잖은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문 대표는 이날 새정치연합이 국회에서 연 '2015 다함께 정책엑스포'를 둘러보던 중 청년유권자연맹 부스 앞 '국회의원, 몇 명이 적당할까요?'라고 제시한 설문판에 '351명 이상' 항목을 선택하고 스티커를 붙였다.



문 대표는 "한국 국회의원 수가 부족하다"며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의원 정수가) 400명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19대 국회 의원정수는 300명이다. 이어 "(의원정수가 늘 경우)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할 수 있고, 직능 전문가를 비례대표로 모실 수 있고 여성 (국회의원) 30%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이 the300 런치리포트(2015년 3월12일) '의원정수 300명이 한계? 해외보다 오히려 적어'



의원정수 규정은 지난 1일 출범한 국회 정치개혁특위 테이블에 오른 상태라는 점에서 야당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이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지금보다 100명 많은 400명을 언급한 것도 파격적이다. 그는 "오늘은 (스티커 붙이는) 하나의 퍼포먼스였다"며 "나름대로 생각이 있으니 다음에 말씀드리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워낙 첨예한 이슈인 만큼 여당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새누리당은 "깜짝쇼는 안 된다"며 문 대표를 비판했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전직 대표인 안철수 의원은 대선후보 시절 국회의원을 200명으로 줄이자고 하더니 현 대표는 400명으로 늘리자고 한다"며 "정개특위에서 보다 신중한 논의와 국민 동의를 거쳐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정개특위가 본격 가동되면서 선거구와 선거제도 개편을 놓고 수많은 주장들이 쏟아지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선거구별 인구편차를 1대 2로 제시하면서 현재 인구가 하한선 미달인 과소선거구, 그 반대인 과다선거구를 쪼개거나 합치는 조정작업을 앞두고 있다. 동시에 계층·세대·직업별 대표성을 위해 비례대표를 지금보다 늘려야 한다는 요구도 적지 않다. 의원정수를 유지한 채 이 요구를 모두 충족하자면 지역구 숫자(246석)를 크게 줄여야 하는데 현역 의원들의 반발이 극심하다. 충청권 인구가 늘어난 현실 등을 고려해 영·호남 대비 적은 대전·충청 의석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 때문에 의원정수 증가가 대안 가운데 하나로 제시되고 있다. 학계에서도 주요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국회의원 1인당 인구 숫자가 많아 의원을 늘릴 여지가 있다고 본다. 의원 특권이 문제라면 오히려 정수를 늘려 특권의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게 낫다는 논리도 있다. 지난 1일 국회 정개특위의 중안선거관리위 업무보고에서도 정수확대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의 여론은 의원정수 확대에 여전히 부정적이다. 문 대표가 스티커를 붙인 설문판엔 200-249명으로 지금보다 50명 이상 줄여야 한다는 쪽에 가장 많은 스티커가 붙었다. 문 대표가 선택한 351명과는 100명 넘게 차이가 난다. 의원정수 확대를 관철하려면 국회의원을 '특권층'으로 보고 더 이상 늘려선 안 된다는 국민의 심리적 저항을 넘어야 한다. 새누리당도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이나 의원정수 확대에는 소극적이다.

의원정수 확대를 주장해 온 정의당은 문 대표 발언을 즉각 환영했다. 김종민 대변인은 "당 대표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 새정치연합의 확정된 안으로 제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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