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 첫 모유 초미숙아 볼 안에 묻혀주면 면역력 상승

뉴스1 제공 2015.04.0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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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김한석·분당서울대병원 이주영 교수팀, 신생아 48명 비교·분석
신체 방어 역할에 큰 도움을 주는 요중 락토페린 농도 높아진 현상도 확인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모유를 수요 중인 엄마들./© AFP=News1모유를 수요 중인 엄마들./© AFP=News1


아이를 갓 낳은 엄마로부터 나오는 소량의 첫 모유인 초유를 초미숙아 볼 안인 구강점막에 묻혀주면 면역력을 높이고 패혈증 위험률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한석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주영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미국소아과학회지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임신 28주 미만으로 출생한 초미숙아를 대상으로 각 미숙아의 엄마로부터 초유를 받아서 비교군 24명의 구강인두(양쪽 볼 점막)에 오른쪽 0.1mL, 왼쪽 0.1mL씩 투여했다.

이 같은 방법을 3시간마다 72시간 동안 반복했고 대조군 24명은 증류수 0.2mL를 같은 방법으로 주입했다.



구강인두는 인체 내부가 외부와 만나는 점막이다. 이곳에 존재하는 점막면역 림프조직에서는 면역글로불린A, 락토페린, TGF-beta 등 여러 면역인자들이 외부에서 침입하는 세균과 바이러스, 진균 등에 대해 1차 방어작용을 한다.

초미숙아는 이런 1차 방어 능력이 매우 취약한 상태로 출생한다. 더욱이 인공호흡기에 연결된 기관삽관 튜브와 모유나 분유를 공급하는 장관영양 튜브를 구강 안에 넣는데 여러 이물질이 있으면 점막 방어벽은 쉽게 손상된다.

이에 연구팀은 초미숙아의 구강인두를 통해 초유를 투입하는 방법을 고안해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연구를 시작한 지 1주일째 요중 면역글로불린A의 농도가 초유 투여군에서 대조군에 비해 의미 있게 높게 나타났다. 면역글로불린A는 혈청 성분 중 면역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항체로 점막을 통해 침입하는 감염을 억제한다.


신체 방어 역할에 큰 도움을 주는 요중 락토페린 농도 또한 대조군에서 0.9ng/g인 반면 초유 투여군에서는 3.5ng/g으로 높았다.
락토페린은 초유에 함유된 항균·항바이러스 물질이며 모유를 통해서만 신생아에게 공급된다.

연구 2주일째에는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염증인자로 알려진 요중 인터루킨-1베타 농도가 대조군에서는 91.8ng/g인 반면 초유 투여군에서 55.3ng/g로 더 낮게 나타났다.

김한석 교수는 "초유의 장점은 많이 알려졌지만 이를 먹지 못하는 초미숙아를 위한 방법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 방법은 매우 간단하고 모유를 먹을 수 없는 상태의 미숙아에게 적용할 수 있어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이주영 교수는 "출산 직후 며칠 동안 매우 소량의 초유를 구강인두에 묻혀주는 것만으로도 미숙아의 면역 기능을 잠재적으로 높여준다"며 "패혈증이나 폐렴 등의 발생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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