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집어삼키다 탈났다… 옐로모바일 IPO 빨간불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5.03.3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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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모바일, 작년 영업손실 81억원 적자전환… 현재 상태로 IPO 심사 통과 어려워

옐로모바일이 지난해 적자전환하면서 기업공개(IPO)에 적신호가 켜졌다. 현재 상태로는 사실상 상장심사 통과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80여개 벤처기업을 인수합병(M&A)해 덩치는 키웠지만 내실이 없다는 평도 나온다.

옐로모바일은 연결 회계기준으로 지난해 81억원의 영업손실과 13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전년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31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963억원으로 968% 증가했다. 인수 효과를 제외한 전사 매출은 57% 늘었다. 기업의 현금흐름을 보여주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21억원 손실이었다. 옐로모바일은 "지난해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쿠차의 TV광고 마케팅 비용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옐로모바일 실적 /자료=옐로모바일옐로모바일 실적 /자료=옐로모바일


지난해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내면서 옐로모바일이 당장 IPO를 진행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자회사 우선 상장과 나스닥 상장을 검토하는 것도 옐로모바일 자체가 국내 상장이 어려워 다른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나스닥시장은 코스닥시장보다 적자기업이 상장하기가 더 쉬운 구조를 갖고 있다.

이상훈 옐로모바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나스닥과 코스닥 상장 모두 검토 중"이라며 "올해 당장 상장하겠다는 계획보다 기업을 내실화하는 것을 우선 고민하고 있다"고 밝혀 상장 문제에서 한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옐로모바일의 독특한 성장 방식도 상장에서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본다. 옐로모바일은 서로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인수를 진행했다. 현금을 들이지 않고도 인수기업을 늘릴 수 있었지만 그만큼 기업간 관계가 복잡해지는 단점이 있다. 이 문제가 상장 심사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상장이 불확실해짐에 따라 기업 가치가 너무 고평가됐다는 분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벤처캐피털에서 약 1150억원을 투자받을 때 옐로모바일의 기업가치는 1조원으로 평가됐으나 세달 뒤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는 3조~7조원의 평가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세달 사이에도 인수·합병(M&A)r가 진행됐으나 기업가치가 몇 배로 뛸 정도는 아니었다"며 "1조원도 성장세를 감안한 기업가치인데 이에 3~7배에 달하는 기업가치는 산정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장 주관사로 뽑힌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3조원과 7조원에 가까운 기업가치를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같은 회사의 상장 주관사가 평가한 기업가치가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그만큼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상혁 옐로모바일 대표는 기업가치 거품론에 대해 "증권사에서 산정한 기업가치는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제시받은 숫자에 불과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았으면 한다"며 "기업가치를 거품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거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옐로모바일은 올해 매출 600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고 밝혔다. 2019년 이내에 매출 3조원 이상,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달성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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