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이너.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이던 경남기업이 지난 11일 자본전액잠식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데 이어 울트라건설도 자본전액잠식 상태에 빠지는 등 중견건설업체들의 ‘자본잠식 행렬’이 이어진다.
울트라건설은 지난해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123.3%로 집계됐고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손실률이 50%를 초과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말 기준 자본총계(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는 -81억원이다.
울트라건설은 경남기업과 마찬가지로 이달말 사업보고서를 공시하기 전까지 자본잠식을 해소하지 못하면 증시에서 퇴출된다.
동부건설, 남광토건, 삼환기업 등 다른 중견 건설업체들도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있다. 동부건설은 2013년과 2014년 당기순손실을 각각 1780억원, 2111억원을 기록하며 자본총계가 1년 만에 3501억원에서 540억원으로 급감, 자본잠식률이 80%에 육박했다.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인 기업은 한국거래소가 관리종목으로 지정하며 2년 동안 자본잠식이 계속되면 상장폐지된다.
법정관리 중인 남광토건도 자본전액잠식 상태에 이르렀다. 2013년 자본총계가 418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1056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자본 총계가 -655억원으로 돌아섰다. 삼환기업 역시 지난 2년에 걸쳐 각각 2796억원과 658억원의 적자로 자본잠식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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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업체들이 이처럼 자본잠식에 빠지는 이유는 2008년과 2009년 금융위기 이후 불거진 대량 미분양 사태와 마진율 하락에 따른 적자가 누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분양시장이 살아난다고 하지만 대형 건설업체에만 수혜가 몰리고 토목 등 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은 불황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한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분양시장 훈풍에도 상당수 중견업체는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공공공사 수주환경도 매우 열악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중견이나 중소건설업체에 대한 정부의 지원 없이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