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의神]카페베네 "지난해 3만1000명 지원…경쟁 뚫는 방법은?"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5.03.09 06:00
글자크기

오는 31일 서류 접수 마감…두자릿수 규모 채용

22


"자기소개서, 면접에서 자신을 알리려는 노력을 충분히 하세요. 그게 후회가 남지 않는 방법입니다."

지난 5일 서울 청담동 베네타워에서 만난 김유식 카페베네 인사팀장은 "수많은 이력서를 검토하다 보면 경험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표현이 부족해서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안타깝다"며 "본인만의 작은 스토리를 찾아서 정확하게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카페베네는 오는 3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3기 공개채용에서 두자릿수 규모의 인원을 선발할 계획이다. 만 18세 이상이면 학력, 성별, 나이 제한 없이 지원할 수 있어 지난해 공채에만 무려 3만1000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김 팀장은 "다른 회사들과 달리 스펙·이력보다는 도전정신이나 커피에 대한 열정 등을 높이 평가한다"며 "실패에서 배운 것을 자신의 언어로 바꿔 말할 수 있고 성공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당연히 그 사람을 뽑겠다"고 말했다.

[면접의神]카페베네 "지난해 3만1000명 지원…경쟁 뚫는 방법은?"
◇김유식 카페베네 인사팀장 Q&A



-공채는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이번이 세번째 공채로 오는 31일까지 서류를 마감할 예정이다. 보통 한달여에 걸쳐 접수를 받는데 지난해에는 3만1000여명이 지원했다. 6개월 이상 가맹점 근무 경력이 있고 카페베네 청년봉사단 경력이 있으면 서류전형이 면제된다. 서류합격인원은 인적성검사를 통해 최종합격자의 3.5배수로 추려진다. 최종선발인원은 두자릿수 규모다.

-이력서 볼 때 가장 눈여겨 보는 것은?


▶카페베네는 만 18세 이상이면 학력, 성별, 나이와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 영어는 직무연관성이 있는 해외사업부문에 한해 평가한다.

-자기소개서에서 가장 비중 있게 보는 것은?

▶카페베네의 인재상이 '창의적인 열정으로 정의롭게 도전하는 자'다. 이력서로 보기 힘든 부분들인데 '자기만의 기준이 있고 그 기준을 지키며 살았는지', '리더형인지 피동형인지' 등을 파악하려고 한다.

카페베네에 지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커피에 대한 열정이 있다. 지원자 중에는 커피를 공부하기 위해 대학을 포기하고 해외를 돌아다니며 커피만 연구한 사람들도 있다. 다른 회사에선 인사팀이 대학을 중퇴한 사람의 이력서를 아예 검토하지 않을 수 있지만 카페베네에선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이런 부분들이 높게 평가받는다.

지원기간이 길고 지원자가 많은 만큼 자기소개서에선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중요하다. 면접관이 공감할 수 있게 작성해야 하는데 경험이 없어서가 아니라 표현이 어설퍼 탈락하는 지원자들이 많다.

-필기, 적성시험은 어떤 방식으로 치르나?

▶기본적인 직무적성시험으로 언어·상식·추리 영역으로 나뉜다. 총 90문제를 내며 일관성 있게 답변하면 통과할 수 있다. 난이도는 노력한 만큼 점수가 나오는 수준이다.

-면접 전형이 진행되는 방식은?

▶실무면접, 임원면접으로 나눠 평가한다. 면접 전형은 살아온 이력을 검증하는 데 중점을 둔다. 기본적으로 카페베네라는 회사나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에 관심이 있는지를 본다. '매장을 얼마나 자주 방문했는지', '어떤 메뉴를 보고 매장에선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등을 묻는다. 사업자의 입장에서 고민을 해본 사람들은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 준비를 안 한 지원자들과 많이 다르다. 매장에 불편한 점이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 개선했으면 좋겠는지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면접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은?

▶최종당락을 결정짓는 임원면접에는 김선권 회장을 포함 5~8명의 임원이 면접관으로 참여한다. 지원자들도 5~6명이 들어가는 다(多) 대 다 면접이다.

면접에선 무엇보다 자신감이 필요하다. 지원자들 중에는 즉흥적인 질문에는 목소리가 줄어들고 확실하게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다양한 연령층의 지원자들을 대하다 보니 확실히 신입에 비해 '올드루키'(경력이 있지만 신입직으로 지원한 구직자)들이 면접을 잘 보는 경향이 있다.

지난 공채를 통해 합격한 한 신입사원은 지원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하라'는 주문에 카페베네의 신규 사업을 제안하기도 했다. 카페를 플랫폼으로 활용해 책, 음악 등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사업안이었다. 이런 적극적인 태도가 높게 평가받는다.

-기업문화와 사내분위기는?

▶카페베네는 지난 2008년 창업해 현재 30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직원들의 평균 연령은 30대 중반, 근속연수는 평균 3년인 젊은 회사다. 1월 기준 세계 12개국에 158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매장수와 이를 관리하는 영업직 인력을 확장하는 추세에 있다.

입사하면 3개월 반 동안 모든 직무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직영점에서 커피나 매장 운영에 대한 기본적인 교육을 받는다. 보통 유통업보다는 커피에 대한 관심으로 입사한 지원자들이 많다.

[면접의神]카페베네 "지난해 3만1000명 지원…경쟁 뚫는 방법은?"
◇카페베네 OOO 신입사원 Q&A(2014년 입사)

-자신의 스펙과 현재 일하는 분야는?

▶한양대학교(에리카)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으며 평균 학점은 4.17이다. 어학연수 경험, 해외 인턴 경험이 각각 한 번씩 있으며 토익은 960이다. 대외 활동으로는 공모전 2회 입상 경험, 국내외 봉사활동 경험, 영업관리쪽 인턴 경험이 있다. 또 카페에서 6개월간 아르바이트를 한 경험이 있다. 현재 커피사업본부 커피기획팀에서 커피 생두 수입·구매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자기소개서에선 어떤 내용을 강조했는지?

▶'내가 카페베네 CEO라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나를 사물 등에 비유한다면?'과 같이 카페베네의 자기소개서 항목은 일률적인 스펙보다 타 기업에 비해 지원자들의 창의성, 열정을 보는 항목이 많다. 카페베네 매장에 방문 후 다양한 메뉴를 맛보고 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메뉴로 저를 비유했다. 단순히 제 얘기만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카페베네와 업계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기 위해서였다. 또 식품 공모전 및 공모전 입상 경험을 통해 나만의 경험과 열정을 표현하고자 했다.

-카페베네 입사를 위해 준비한 과정은?

▶커피를 좋아해 다양한 커피숍을 방문, 해당 분야에 대한 기사를 스크랩했다. 카페베네 면접을 준비할 당시에는 카페베네 가맹점 중 지역특색을 가진 매장들과 카페베네에서 운영중인 레스토랑 등 다양한 매장을 직접 방문해 현장의 느낌을 기록했다.

-면접 때 받았던 기억에 남는 질문은?

▶'카페베네 메뉴 중 어떤 메뉴를 좋아하고 어떤 메뉴를 만들어 보고 싶은지', '카페베네 매장 방문 시 이 부분은 꼭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점은?'과 같이 지원자들의 생각과 관심을 알아보려는 질문을 받았다. 평소에 커피를 좋아하고 또 카페베네를 매장에 자주 방문했던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

-입사 전엔 몰랐던, 입사 후에 보니 가장 필요한 스펙은?

▶커피에 대한 보다 폭넓은 지식과 경험은 카페베네에서 어떤 업무에서 일하더라도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본인만의 무기이자 스펙이 되리라 생각한다. 카페베네는 회사에서 바리스타 자격증 취득에 들어가는 비용을 100% 지원하는 등 커피전문회사로서 전 사원이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