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황제주' 분할..신호탄 될까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안정준 기자 2015.03.0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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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확대 효과 기대에 장중 '급등'하기도..초고가주 액면분할 이어질까

주가 300만원을 오르내리는 '황제주' 아모레퍼시픽이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10대1 주식 분할로 거래량이 늘어나며 투자자들의 접근성과 유동성 확대 효과가 기대된다.

2010년 제일기획 이후 대형주의 첫 액면분할 사례다. 한국거래소가 최근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고액면주의 액면분할을 권장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주들의 주식분할 결정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아모레퍼시픽 10대1 액면분할..거래 활성화 기대=아모레퍼시픽 (168,700원 ▼4,700 -2.71%)아모레G (33,200원 ▼400 -1.19%)는 3일 주당 액면가액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유통주식수가 10배로 늘어나고 주가 수준도 10분의 1로 낮아진다. 액면분할은 오는 20일 주주총회에서 확정되며 신주권 상장은 오는 5월8일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는 "유통주식 수 확대에 따라 유동성이 개선되고 거래 활성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가 기대된다"고 액면분할 결정 이유를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 기대감으로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며 최근 300만원을 돌파해 액면분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아모레G 역시 주가가 100만원을 넘어서 초고가주로 분류된다.



증권가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액면분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의 최근 3개월간 일평균 거래량은 각각 1만2700주와 1만6000주 수준으로 총 상장주식의 0.2% 안팎에 불과했다"며 "액면분할로 유동성 개선 기대가 커지며 투자심리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다만 액면분할 자체가 펀더멘탈 측면에서 기업가치나 밸류에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액면분할 공시 직후 가격제한폭 가까이 오르며 326만6000원까지 급등했다가 점차 상승폭을 줄여 286만원으로 마감했다. 전날 대비 0.39% 오른 수준이다. 아모레G도 장 중 142만6000원까지 급등했다 0.85% 떨어진 127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롯데제과, 삼성전자 등 초고가주..분할 이어질까=아모레퍼시픽의 액면분할 이후 초고가주들의 분할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올들어 중소형주 가운데서는 포스코켐텍, 한국특수형광, 백광소재 등이 주식분할을 결정했다.


거래소와 금융당국은 주식시장 거래 활성화 등을 위해 액면가 5000원 이상의 주식 가운데 주가가 높고 유동성이 낮은 고가주를 대상으로 액면분할을 권장하고 있다. 롯데제과, 롯데칠성, 영풍, 삼성전자, 태광산업 등이 주가가 100만원이 넘고 주식 회전율이 0.03~0.18%에 불과한 저유동성 고가주로 꼽힌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저유동성 고액면주식의 경우 개인 투자자들의 액면분할 요청이 꾸준히 있었고 주가 관리 측면에서도 유동성 확대를 위해 분할 필요성이 있어 액면분할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모레퍼시픽 외에도 액면분할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서는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한국전력, 현대모비스, 포스코, 신한지주, 기아차 등이 액면가가 5000원이다. SK텔레콤은 2000년 4월 주식분할을 결정해 액면가가 500원이다. 2008년 이후 상장한 삼성SDS와 네이버는 500원 액면가로 상장했고 제일모직은 액면가 100원으로 상장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상장한 기업들의 경우 저액면으로 상장하는 경우가 다수"라며 "액면분할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 등의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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