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대 시인의 특별한 문인화] 벽화

머니투데이 김주대 시인 문인화가 2015.02.28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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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그림자와 벽

[김주대 시인의 특별한 문인화] 벽화


사랑은 상처를 지우면서 시작되지만 또 다른 상처를 새기면서 전개된다. 나무는 그림자로 벽에 다가가고 벽은 그 그늘을 받아준다. 벽에 본래부터 어떤 그림이 있었던 것처럼 잘 어울린다. 나무는 자신의 몸보다 자신의 어두운 그늘이 더 자기다웠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더 자기다운 모습으로 벽에 다가간 나무. 둘은 서로 붙어 햇살 좋은 오후의 벽화를 이룬다. 날마다 계절마다 조금씩 위치가 바뀔 테지만 둘은 해가 뜨는 모든 날들을 그림처럼 살다 갈 것이다.

[김주대 시인의 특별한 문인화]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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