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0.73% 오른 1990.47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1990선에 종가를 형성한 것은 지난해 10월 1일(1991.54) 이후 약 5개월만에 처음이다. 코스피는 지난해 9월 중순 2060선까지 올랐지만 잇따른 대내외 악재와 실적부진 등이 겹치며 올 1월 중순까지 4개월에 걸쳐 1880선까지 미끄러지는 등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는 현 수준에서 0.5%만 더 오르면 2000고지를 다시 한 번 회복하게 된다. 지난해 9월17일 전고점(2062.61)과의 격차도 4% 안쪽으로 좁혀졌다. 코스피가 1990선을 회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대내외 불확실성을 키웠던 변수들이 하나씩 해소된 영향이 크다.
지난해 12월 이후 심화된 그렉시트(그리스 유로존 탈퇴) 우려도 최근 그리스-채권단이 구제금융 만료기한 4개월 연장에 합의하면서 크게 잦아들었다. 지난해 11월 이후 급락세였던 국제유가도 올해 들어서는 50달러 안팎에서 추가급락 없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내달부터 ECB(유럽중앙은행)이 매월 600억유로(약 75조원) 규모의 양적완화를 실시한다는 점도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증시를 대표하는 대형주들이 대규모 배당확대와 자사주 매입을 잇따라 실시하면서 '코스피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평가다.
3월 증시를 불과 이틀 남겨둔 현재 시점에서 증권가에서도 낙관적인 전망들이 힘을 얻고 있다. 단기적으로 코스피가 2000을 무난하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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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수급면에서 외국인의 매수세의 성격이 바뀐 점에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오 팀장은 "올해 들어 외국인들이 코스피 일부 업종에 대해서만 순매수했다면 바스켓매매를 통해 시장 전체를 사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건설, 화학 등 경기민감주 외에도 유통주 등 내수주까지 사들이는 모습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수개월간 이어진 약세흐름에서 2000이 큰 지지선으로 작용하지 못한 만큼 최근 상승세를 가로막을 저항선으로 작용할 우려는 작다"며 "지난달 1880선에서 현재까지가 1차 상승기라면 현 시점에서 내달까지 진행될 2차상승기에서는 코스피는 204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지금이 연중 글로벌 경기리스크가 가장 작다는 점을 들며 코스피가 2000을 회복하고 단기적으로 상승폭을 넓힐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김 부장은 "한국이 지난해까지 상승흐름에서 소외된 탓에 올라오는 측면 외에도 현재가 글로벌 경기리스크가 가장 작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3~4월 중 코스피는 2050선까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추가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린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경기개선이 2분기부터 본격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2분기를 전후해서 상승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유럽 등 경기반등에 대한 기대감, 올해 들어 나타난 글로벌 주요국의 동시다발적 유동성 확대정책 등을 감안할 때 현재의 상승흐름은 추세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반면 대우증권의 김 부장은 "지난해에도 유럽이 상반기 경기호조 흐름을 보였지만 이는 전년 기저효과를 제외할 경우 큰 의미를 둘 만한 수준이 못됐다"며 "유럽의 경기상승세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브라질이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면서 신흥국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다시 생겨나고 있다"며 "현재 상승세가 지속되기보다는 2분기 들어 피크아웃(고점 이후 반락)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