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딥러닝⑨] 9회 말 역전 만루홈런 꿈꾼다

머니투데이 테크엠 편집부 2015.03.27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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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의 딥러닝 전략

[인공지능과 딥러닝⑨] 9회 말 역전 만루홈런 꿈꾼다


최근 국내에서도 딥러닝 등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연구와 적용이 활기를 띠기 시작하고 있다.

아직까지 인공지능, 특히 최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딥러닝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미국과 비교해 몇 발자국 뒤처져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공지능과 딥러닝이 오랜 기간 축적된 연구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발전하는 것이 특징인데, 우리나라는 밑바탕이 탄탄하지 못하다. 이 때문에 글로벌 리딩그룹과 격차를 줄이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시각도 있지만, 인공지능은 외면한다고 넘어갈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갈수록 딥러닝을 비롯한 인공지능 기술의 쓰임새와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대학·연구소, 인공지능 연구 확대
현재 국내의 딥러닝 연구 및 활용 움직임은 해외와 마찬가지로 대형 포털 등 일부 민간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



국내 민간 영역에서 가장 활발하게 딥러닝에 대한 연구와 활용이 진행되는 곳으로 네이버가 꼽힌다. 네이버는 2012년 말부터 딥러닝을 연구하기 시작해 2013년 딥러닝을 적용한 음성인식 검색 서비스를 출시했고, 현재는 N드라이브 사진 분류 서비스와 지식iN 서비스에도 딥러닝을 적용하고 있다. 최근 다음카카오도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즉답 검색 서비스, 여행지 추천 서비스 등 검색 서비스에 머신러닝을 적용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있다.

인공지능도 기술 스타트업의 역할이 중요한 분야로, 이미 글로벌 IT대기업들은 스타트업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국내도 최근 인공지능 분야의 스타트업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어 기대감을 갖게 한다. KAIST 출신의 이미지 인식기술 스타트업인 클디는 지난해 글로벌 IT 대기업과 선도적인 대학 출신 팀들이 참가한 세계 이미지 인식 대회 ‘ILSVRC’에서 물체 분류 및 위치 인식부문 7위에 올라 관심을 모았다. 이 회사는 올해 사업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또 다른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솔리드웨어는 머신러닝 기술 기반의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기업용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딥러닝, 부스팅, SVM 등 다양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보유한 솔리드웨어는 최적화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해 악사(AXA)다이렉트코리아와 각종 데이터 분석을 통해 예측모델을 만들고 있다.

한편, 국내 대형 보험사도 고객의 답변 결과를 꾸준히 축적한 데이터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분석해 이용자의 건강상태를 예측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게임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가 인공지능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지난해 말 “엔씨소프트가 집중하고 있는 새로운 혁신은 인공지능 기술이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게임 플레이를 만드는 일에 많은 개발자가 젊음을 불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기술 전담팀인 AI랩을 운영하고 있는 엔씨소프트는 올해 선보이는 게임들에 인공지능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대한상공회의소 신년사에서 과감한 혁신과 투자에 나서 시장을 선도해야 할 기술로 사물인터넷, 3D프린팅과 함께 인공지능을 꼽았다. 이처럼 대기업 회장까지 인공지능을 직접 언급하는 것은 국내에서도 인공지능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한동안 인공지능이 주목받지 못했던 대학에서도 최근 들어 관련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으며,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장병탁 서울대 교수팀은 최근 만화영화를 보고 그림(물체)과 언어(단어)가 연합된 개념을 습득하며 스스로 지능을 향상시키는 ‘상상력 기계(Imagination Machine)’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기계에 1232분 분량의 유아 애니메이션 ‘뽀로로’ 에피소드 183개를 스캔했고, 실험 결과 뇌신경망을 닮은 연상 메모리 구조가 장면과 대사간 의미적 관계와 시간적 줄거리를 학습했다.

학습 후에는 그림을 통해 연상 작용으로 추론해 대응되는 언어 대사를 생성하고, 대사가 주어지면 그림을 추론했다. 연구팀은 스캔하는 영화 데이터를 변경해 다른 도메인 지식도 습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최근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투자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KAIST, 포스텍, 솔트룩스 등 26개 연구기관 366명이 참여하는 엑소브레인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2013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2023년까지 10년 간 총 연구비 1070억 원이 투입되며, 1단계가 종료되는 2017년에는 IBM 왓슨을 따라잡고 2단계부터는 컴퓨터 스스로의 지식학습을 통해 지식을 축적하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해외 글로벌 IT기업이나 대학 등의 연구 성과와 경험을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꾸준하게 연구에 투자하고 국내외 연구소 등 유관기관과 적극적으로 교류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또 의료 등 인공지능의 활용효과가 높은 영역(업종)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분석, 활용하면서 성과와 노하우를 확보한 뒤 이를 통합, 확산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으로 꼽고 있다.

강동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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