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사진=뉴스1제공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9일 오전 취임 후 첫 일정으로 국립 현충원을 참배했다. 이어 고 김대중·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새정치연합에 이승만·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는 일종의 금기사항이었다. 전신인 민주당 시절부터 모든 당 대표가 서울 동작동 현충원을 찾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만 방문했었다.
문 대표는 이날 현충원 참배 뒤 방명록에도 "모든 역사가 대한민국입니다. 진정한 화해와 통합을 꿈꿉니다"라고 적었다.
문 대표는 이날 묘역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이승만, 박정희 두 분 대통령에 대해선 그 과(過)를 비판하는 국민들이 많다. 그러나 한편으론 그 분들의 공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다"며 "저는 이런 평가의 차이는 결국 역사가 해결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두 분 묘역의 참배 여부를 둘러싸고 계속 갈등하는 것은 국민통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그런 갈등을 이제 끝내고 국민통합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늘 참배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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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실 저는 진정한 국민통합이 묘역참배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진정한 국민통합은 역사의 가해자 측에서 지난 역사의 잘못에 대해서 반성하고 국민들께 진솔하게 사과하고,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그래서 피해자들도 용서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 때 비로소 진정한 화해와 통합이 이뤄진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이날 오전 문 대표가 헌화한 근조화환이 박 전 대통령 묘역에 남겨져 있다./사진=뉴스1제공그러면서 "지금이라도 6·15공동선언, 10·4정상선언을 존중하고 실천하는 자세를 가져주는 것이 박 대통령이 말한 '통일대박'이다"라고 밝혔다.
이날 두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에는 문 대표와 문희상 전 비상대책위원장, 우윤근 원내대표, 김성곤 전당대회준비위원장, 윤후덕·송호창 의원이 함께했다. 문 대표와 함께 선출된 신임 최고위원단은 불참했다.
문 대표는 이와 관련, "어제(8일) 밤늦게 전당대회가 끝났기 때문에 당 내에서 논의할만한 시간이 별로 없었다"며 "아직까지 그(두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에 대해서 다들 같은 마음일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우선 저와 전임 대표, 우윤근 원내대표 등 세 명의 지도부만 참배하는 것으로 결정내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 전 현충탑 참배에는 신임 최고위원단과 함께 안철수 전 공동대표, 정세균 상임고문 등 당내 인사 100여명이 함께했다.
안 전 공동대표는 문 대표와 만나 "당의 변화와 혁신을 기대한다"고 덕담을 건넸고, 문 대표는 "많이 도와달라. 함께 해주셔야 변화와 혁신을 할 수 있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안 전 공동대표는 "물론이다"라고 화답했다.
문 대표와 당 대표 경선에서 경쟁했던 박지원 의원은 이날 일정에 동참하지 않았다. 환경노동위원회 일정 등으로 당초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던 이인영 후보는 뒤늦게 현충원 참배에 동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