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의 동물 메시지 포장, '아쉬운 꺼양~'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15.02.1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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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밭다리걸기]28. '~ㄹ게'와 '거야'

한 콜라회사의 '양' 등 12지 동물을 이용한 재치있는 포장 문구(왼쪽)와 같은 회사의 지난해 포장 문구.한 콜라회사의 '양' 등 12지 동물을 이용한 재치있는 포장 문구(왼쪽)와 같은 회사의 지난해 포장 문구.


부자되세'용', 고백하겠'소', 꼬리칠거'쥐'…. 한 콜라 회사가 양의 해를 맞아 양을 비롯해 12지 동물들을 이용한 재미있는 말을 음료 포장에 넣었습니다. 처음엔 '양'만 있었는데, 좋은 반응에 12띠 동물들이 모두 등장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양'이 들어간 글귀에 대해 일부에선 아쉬움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맞춤법 때문입니다.



잘나갈꺼'양', 행복할꺼'양'…. 여기서 '꺼'는 '거'의 잘못된 표기입니다. 회사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친근감 있게 전달하기 위해 구어체로 쓴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이 콜라는 지난해 비슷한 행사에선 '친구야 잘될거야' '응원할게' 등 맞게 표기를 했습니다.

'꺼야(×)'는 '~ㄹ께(×)'와 함께 많은 분들이 잘못 쓰는 말인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비슷한 모양의 말 중에서는 '~ㄹ까?'와 같은 묻는 말을 빼고는 쌍기역은 안 쓰인다고 보면 됩니다.



'거야'는 것이야를 구어적으로 'ㅅ'을 빼고 쓴 말인데요. 이'거'야, 내가 만든 '거'야 등의 사례에서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습니다. 자연스럽다는 표현을 쓴 것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어서인데요. 다음 달에 할 '거'야, 이건 내 '거'야 등에서는 발음과 표기가 다르다 보니 헷갈리기도 합니다.

'~ㄹ게(을게)'는 발음만 보면 '게'가 [게]로 읽히는 경우가 없습니다. 금방 갈게요, 내가 먹을게 등에서 보듯이 'ㄹ' 받침의 영향을 받아 '게'가 [께]로 읽히는데요. 발음만 따르다 보면 잘못 쓰기가 쉽습니다.

□□콜라의 동물 메시지 포장, '아쉬운 꺼양~'
이 콜라 회사는 '꺼양(×)'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맞춤법 지적) 의견을 존중해 1월말 생산분부터 '거양'으로 변경한다"고 답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맞춤법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표하기도 합니다. 특히 된소리가 나는 이유가 불분명한 내 거, 어제 거 등의 '거'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불만이 큽니다.

요즈음 우리말의 된소리 현상 중에는 1음절로 무언가를 말할 때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요. 대학교 '학과 방'을 '과방[꽈방]'이라고 부르거나, '이 안건'을 줄여서 '이 건[껀]'이라고 읽고, '조금만 줘'를 줄여서 '좀[쫌]만 줘'라고 하는 경우가 그런 예입니다. 물론 글로 쓸 때는 된소리를 쓰지 않습니다.

된소리가 표기로 인정된 경우에는 '딴'이 있는데요. '다른 사람' 대신에 줄여서 '딴 사람'이라고 쓸 수 있습니다. 이때는 오히려 '단 사람'처럼 쓰지 않습니다.

위의 사례들은 아직 정확한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내 거'의 사례도 조금 더 연구가 필요합니다.

오늘의 문제입니다. 다음 중 표기가 맞는 것은 무엇일까요?
① 나이가 들어서 이제 힘이 '딸려요'
② 저 친구는 운동 좀 했는지 힘이 '쎄네요'.
③ 너는 '눈꼽' 좀 떼고,
④ 좋아서 입이 '째지네'

□□콜라의 동물 메시지 포장, '아쉬운 꺼양~'
정답은 ④번입니다. ①은 달려요, ②는 세네요, ③은 눈곱이 맞습니다. 곱은 '곱창'의 곱과도 같은 말인데요. 동물의 지방, 진득한 액이 마른 것 등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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