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후끈"…식품업계, 1등 도발 마케팅 활발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15.02.0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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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제품 CF장면 등장시키고 경쟁사 모델 재발탁하고

롯데네슬레코리아, 크레마맨 광고/사진=롯데네슬레코리아롯데네슬레코리아, 크레마맨 광고/사진=롯데네슬레코리아


"1등을 잡아야 산다" 새해 일찌감치 2, 3등 식품 브랜드들의 1등 브랜드를 겨냥한 공격 마케팅이 분주하다. 이들의 목표는 당연히 1등 따라잡기다. 1등과 어깨를 나란히 해야만 비로소 소비자들의 눈길도 돌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네슬레코리아(이하 롯데네슬레)는 새해 첫주부터 자사 인스턴트 원두커피 제품(스틱 원두커피)인 '네스카페 수프리모 크레아'의 홍보를 위해 '크레마맨'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크레마는 원두커피를 추출할 때 생기는 적갈색의 거품으로, 신선한 원두를 사용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캠페인의 콘셉트는 간단하다. 크레마가 들어 있는 커피만이 진짜 커피라는 것이다. 결국 크레마가 있는 자사 스틱 원두커피만이 진짜 커피고 나머지는 '가짜'라는 말이다.



크레마맨이 등장하는 CF를 보면 공격 대상이 누구인지 보다 확실해진다. 크레마맨 CF에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인기를 모은 샘 오취리 등이 크레마맨으로 분해 크레마가 없는 커피들을 잡아낸다. CF 속에서는 크레마맨의 등장과 함께 문을 걸어닫는 카페의 모습도 등장한다. 바리스타 1명이 들어서면 꽉 차는 작은 공간에 검은 색으로 치장한 이 카페의 외양은 누가 봐도 경쟁제품인 '카누' CF에 등장하는 카페임을 눈치 챌 수 있다.

동서식품의 카누는 시장 점유율이 80~90%를 오가는 스틱 원두커피 시장의 1등 브랜드로, "세상에서 제일 작은 카페'를 CF 카피(문구)로 사용하고 있다.



동원F&B는 최근 연어캔 TV CF 모델로 배우 김혜자씨를 선정했다. 김혜자씨가 갖고 있는 '국민엄마' 이미지를 제품에 그대로 투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김혜자씨가 이 '국민엄마' 이미지를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보면 동원의 모델 선택에 여러 의도가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김혜자씨는 앞서 30년 가까이 CJ제일제당의 광고 모델로 활약했다. 다시다 등 CJ제일제당 제품 CF 속에서 주로 항상 따뜻한 식사를 준비해놓고 가족들을 기다리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CJ제일제당의 CF 속 이미지가 따뜻하고 포근한 김혜자씨의 국민엄마 이미지의 대부분을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사는 연어캔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 연어캔을 먼저 출시한 선발주자 CJ제일제당이 여전히 50% 넘는 점유율로 시장을 리드하고 있지만 지난해 동원이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한 이후 점유율 격차가 크게 줄어든 상태다. 지난해 1월만 해도 양사의 시장 점유율 격차는 약 50%포인트(CJ제일제당 67.8%, 동원F&B 17.6%)에 달했지만 12월에는 약 20%포인트(CJ제일제당 50.9%, 동원F&B 30.8%, 이상 닐슨코리아 기준)로 대폭 줄었다.


동원F&B는 이 같은 기세를 이어가 새해 역전을 노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얼굴과도 같았던 김혜자씨를 시쳇말로 가장 경쟁이 '핫'한 제품의 간판 모델로 발탁한 것은 CJ 제일제당이 만들어낸 '국민엄마' 이미지를 자사 연어캔에 활용한다는 의미와 함께 올해는 제대로 한번 붙어보자는 선전포고의 의미도 담고 있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1등 브랜드를 직접 목표로 한 도발적 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특정 브랜드에 쏠린 소비자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한 의도"라며 "빠르게 트렌드가 변하는 식품 시장에서는 이 같은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스틱 원두커피와 연어캔 모두 시장 형성 초기라는 점도 마케팅 타깃을 한층 좁히는 이유 중 하나"라며 "주거니 받거니 경쟁업체간 공방 속에서 소비자들이 시장을 주목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전체 시장 규모를 확대하는 계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동원F&B 연어캔 광고/사진=동원F&B동원F&B 연어캔 광고/사진=동원F&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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