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지지율 20%대…역대 대통령 지지율 보니

머니투데이 이상배, 박상빈 기자 2015.01.2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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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집권 3년차 1분기 지지율 30% 이하는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처음

그래픽= 이승현 디자이너그래픽= 이승현 디자이너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 20%대로 떨어지면서 향후 국정운영에 '빨간불'이 커졌다.

집권 3년차 1분기에 지지율이 30%를 밑돈 것은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공무원연금·규제 개혁 등 각종 국정과제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인적쇄신 등을 통한 지지율 회복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일간집계 결과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7일 기준 29.7%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62.6%였다. 26일에는 긍정 평가가 30.1%, 부정 평가가 62.0%였으나 하룻새 더욱 악화됐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대체로 40% 이상을 유지했으나 최근 30%대로 떨어진 뒤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정윤회 문건파동'으로 지지율 하락이 본격화된 뒤 청와대의 미온적인 인적쇄신과 연말정산 논란 등이 겹치면서 지지층이 급속히 이탈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순정 리얼미터 여론조사실장은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하는 등의 1.23 인사개편에 대해 국민들의 48%가 미흡하다고 평가했다"며 "전통적인 지지층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더 많아졌고, 60대 이상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줄었다"고 지적했다.



집권 3년차 1분기에 지지율이 30%를 밑돈 것은 그동안 노태우 전 대통령이 유일했다. 이명박,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임기초 잠시 20%대 지지율을 경험한 적이 있지만 3년차 1분기에는 오히려 지지율이 30%를 웃돌았다.

1988년 2월 취임한 노태우 전 대통령은 같은 해 4월 치러진 13대 총선에서 패배해 '여소야대' 정국을 맞으면서 임기초부터 국정주도력을 사실상 잃었다. 집권초부터 공산권과의 '북방외교'로 활로를 모색했지만 지지율은 집권 첫해를 제외하고는 줄곧 40%를 밑돌았다. '여소야대'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1990년 '3당 합당'이라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끝내 지지율 회복과 국정주도력 확보에는 실패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집권 2년차에 30% 아래로 떨어진 뒤 한번도 이렇다 할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내림세를 거듭한 끝에 결국 10%대 초반으로 임기를 마쳤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낮은 지지율을 경험한 이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다. 임기초 하나회 해체, 금융실명제 도입 등 개혁적 행보로 80%를 웃돌았던 김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후 속락하며 외환위기가 벌어진 임기말 1997년 4분기 6%까지 떨어졌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약 70%로 시작해 집권 3년차까지 50%를 넘나드는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뒤 임기말 20%대로 내려갔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임기초 60%대에 달했으나 첫해부터 빠르게 떨어진 뒤 줄곧 30%를 넘나들다 20%대로 임기를 마쳤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50%대로 시작한 뒤 '촛불시위' 등을 겪으며 임기초 20%대로 떨어졌으나 이후 반등에 성공해 한때 50% 수준을 회복했다가 결국 20%대로 끝났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과 관련,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청와대가 인적쇄신에 미온적인 것이 문제"라며 "개혁을 하려면 개혁적인 성향의 인물들을 적극적으로 발탁하고, 이를 통해 지지율을 끌어올려 개혁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국민대 교수)은 "대통령이 소통을 하지 않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화법 등 소통의 방식이 문제"라며 "대통령의 메시지가 국민들의 가슴에 와닿지 않는데, 대통령의 화법을 바꿀 수 없다면 참모들이라도 내용으로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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