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연초부터 태양광·지분매각 등 루머 '3중고'에 골머리

머니투데이 홍정표 기자 2015.01.2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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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급락에 태양광산업 어려울 것, 끝없이 제기되는 금융계열사 매각설 등

한화그룹 장교동 사옥 전경/사진제공=이동훈 기자한화그룹 장교동 사옥 전경/사진제공=이동훈 기자


한화그룹이 지난해부터 지속된 유가 하락 및 사업재편과 관련된 각종 소문에 연초부터 시달리고 있다.

국제유가 급락과 미국의 중국산 태양광 제품 반덤핑 관세 부과로 한화의 태양광산업의 손실이 불가피하고, 삼성 4개 계열사 인수자금 1조9000억원을 마련하기 위해서 금융 계열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얘기들이 쏟아지고 있다.

한화 측은 관련내용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유가하락은 태양광산업의 '독(毒)'인가?

최근 국제유가가 지난달 초에 비해 50% 가량 급락하면서, 전력 생산과 관련된 태양광 발전에 오해가 늘고 있다는 게 태양광 분야 관련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태양광은 100% 전력을 생산하지만, 석유는 전체 소비량의 1% 미만이 전력 생산에 사용돼 태양광산업과 유가 하락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신재생에너지발전의무할당제(RPS) 등 신재에너지 육성책으로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시장조사기관 IHS는 2030년 발전자원 비중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약 14%를 차지하고, 태양광의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셰일가스 혁명의 진원지인 북미의 태양광 설치량도 2010년 1GW(기가와트)에서 지난해 7GW 수준까지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한화의 태양광사업을 총괄하는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실장(CCO, 상무)도 최근 "유가하락과 태양광을 직접 연결하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라며 "전력 생산에 사용되는 원유량은 산유국을 제외하곤 극히 제한적이다”라고 했다.

“전력 생산의 주원료인 천연가스 가격이 낮은 수준이지만, 미국의 태양광 수요는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중국산 태양광제품 반덩핑 관세 부과로 한화솔라원 고전할 것?

미국 정부가 이달 21일(현지시간) 미국에 수입되는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최저 26.71%에서 최고 165.04%에 이르는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해 한화솔라원이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화솔라원이 중국에서 생산된 태양광 모듈을 미국·EU(유럽연합)등에 수출하고 있어서 우려가 나오지만, 국내에 모듈 공장을 새로 짓고 독일공장을 말레이시아로 이전하는 등 대책도 마련했다.

한화솔라원이 지난해부터 충북 음성에 건설중인 230MW(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장은 올해 5월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지난달 합병을 결정한 한화큐셀의 독일공장을 폐쇄해 연구개발(R&D) 거점으로 탈바꿈하고, 3월1일자로 독일 공장을 말레이시아로 이전한다. 미국이 생산지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조짐이 보이자, 생산 공장을 다변화한 것이다.

한화 관계자는 "미국의 중국산 제품 제재로 단기적으로는 한화솔라원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한국과 말레이시아에 생산 공장을 신설 및 이전해 이를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생명에서 촉발된 계열사 매각설, 한화손보와 한화투자증권으로

삼성4개 계열사 인수 자금과 관련해서 시작된 한화의 금융계열사 매각설은 현재진행형이다.

주력인 석유화학산업과 신성장동력인 태양광 산업이 고전중인 상황에서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한화는 금융계열사를 팔 수 밖에 없다는 얘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한화는 이때 마다 매각설을 완강히 부인하지만, 시장에서는 이에 대해서 수긍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화그룹의 애매한 입장 표명으로 궁금증이 증폭돼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달 12일 한화생명 매각설에 대해서 "한화생명보험 지분 매각 추진과 관련해서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 추후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답했다. 나흘 뒤인 16일 한화손해보험에 대해서는 경영권 매각은 없다고 확정해 공시한 것과 비교된다.

올해는 한화의 보험 회사 대신에 한화투자증권의 매각설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감원 및 지점 통폐합 등 구조조정을 진행한 한화투자증권이 지난해 3분기 120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매각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는 것이다. 한화는 이에 대해 한화투자증권 매각은 검토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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