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대형주 어닝쇼크 지속… 코스피 발목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2015.01.2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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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실적 시즌 초반 대형주들이 어닝쇼크를 시현하면서 코스피지수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주 현대차, 기아차, 대림산업 등의 어닝 쇼크에 이어 화학 대장주인 LG화학도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우려가 줄어들 때까지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SK하이닉스 등 일부 기업은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종목별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26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41% 내린 1935.68에 거래를 마쳤다. ECB(유럽중앙은행)의 양적완화로 상승했던 코스피는 반등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약보합 마감했다.

유로존 양적완화 등 대외 호재가 단기적인 효과에 그친 것은 국내 기업의 어닝쇼크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대형주들의 실적 우려가 큰 상황이라 국내증시에서 유로존 양적완화 영향력이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주 현대차, 기아차, 대림산업 등 대형주들이 시장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하며 부진한 것이 코스피 약세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화학업종 대장주인 LG화학도 이날 장 마감 후 시장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LG화학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231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5.2% 감소했다고 밝혔다. 시장 컨센서스인 3000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매출액은 5.1% 감소한 5조3723억원, 당기순이익은 52.8% 줄어든 1094억원을 기록해 시장기대치를 하회하는 성적을 거뒀다.

LG화학 주가는 전일보다 4.10% 급락하며 실적발표 전 우려를 선 반영했다. LG화학의 부진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 4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인 데다 여수 공장 정기보수 등으로 일회성 비용이 지출됐고 유가 급락 영향으로 제품 판매가가 떨어지면서 매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회복세는 올 하반기 들어서야 시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제품 판매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며 실적이 줄어든 데다 10월 중순부터 한달 간 진행된 여수 공장 정기 보수로 인해 이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며 "제품별로는 PVC/알코올/합성고무 등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견조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IT(정보기술)기업의 실적 발표도 28일 예정돼있어 관심이 쏠린다.

LG디스플레이는 주력생산품인 TV용 패널이 높은 판매량을 보인데다 모바일과 태블릿용 패널이 수익성을 뒷받침함에 따라 실적 호조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임돌이 신영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효과, TV 패널 가격 강세, 애플 아이폰 6 및 아이폰 6 플러스 출시 효과에 힘입어 매출액 645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전년동기 대비 151%, 전분기 대비 36% 오른 수치"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수급시장이 안정되면서 시장기대치를 충족하는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은 매출액 5조3500억원, 영업이익 1조710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매출 호조는 우호적인 환율환경과 주요 생산품인 D-RAM의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환산 생산량 증가율)가 늘어난 데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SK하이닉스의 상승세는 1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D-RAM 비수기인 1분기에는 15% 정도 D-RAM 가격이 하락했는데 올해는 하락폭이 6~7%로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1분기에도 공급이 부족한 현 시장의 사이클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SK하이닉스 실적은 현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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