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자회사인 한진에너지는 지난 19일 S-Oil 보유지분 전량(3198만3586주, 28.4%)을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회사 아람코에 매각했다. 처분금액은 1조9830억원으로 2007년 당시 매입금액인 2조1581억원보다 1751억원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대한항공이 2007년에 한진에너지를 앞세워 S-Oil 지분을 매입할 때 증권업계의 시각은 곱지 않았다. 자금조달 비용이 너무 크고 의미 있는 유류비 절감 효과도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증권업계의 우려는 현실화했다. 한진에너지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약 7000억원에 가까운 배당금을 받았지만 자금조달에 대한 이자비용으로 4267억원이 빠져나갔다. S-Oil 지분 매입 금액 중 1조500억원 가량이 차입금있다.배당금에서 이자를 제외한 실질적인 배당수익은 약 2729억원으로 줄어든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2조원이 넘는 돈을 8년간 투자해 얻은 소득치고는 실망스럽다”며 “최근 S-Oil 주가가 5만원대로 떨어졌는데 지난해 계약 체결 당시 가격대로 대금 지급이 이뤄진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아람코는 지난해 8월에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고 최근 계약가격 변동 없이 거래대금을 지급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S-Oil의 주가가 지나치게 하락했을 때 매각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재무구조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일단 2조원에 가까운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는 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S-Oil 지분매각 대금 1조9830억원 중 1조500억원은 한진에너지의 차입금 상환에 사용되고 나머지 9000억원은 한진에너지 감자 등의 과정을 거쳐 대한항공으로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이를 전액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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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S-Oil 지분 매각대금과 최근 진행하고 있는 유상증자 대금 전액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경우 부채비율은 596%(K-IFRS 연결 기준)로 떨어질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5000억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3월 납입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