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의 기기는 시간 도둑이다?!

머니투데이 이상헌 기자 2015.01.25 07:13
글자크기

[book]'위대한 해체'

디지털시대의 기기는 시간 도둑이다?!


최근 1인당 커피소비량이 연간 338잔에 이르며, 커피 소비빈도가 1주일에 12.3회로, 7회인 쌀밥보다도 더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렇게 커피 소비가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커피를 마신다는 것뿐 아니라 다른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커피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라면 그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커피 때문에 카페를 찾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카페가 제공하는 공간에 머물고 싶음, 타인과 교류하기 위해 소소한 일상을 이벤트로 환기하기 위해 커피를 소비한다는 것이다.

커피가 더 이상 단순히 커피가 아닌 시대다. 이런 커피 소비 현상을 통해 저자는 단순히 오프라인에서 무엇을 소비자가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비의 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가 관건임을 지적한다. 소매업의 개념이 과거와 달라졌음을 강조한다.



저자는 산업화시대의 기기들(세탁기,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이 인간이 시간을 아낄 수 있도록 만들어줘 시간을 ‘발명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디지털시대에 시용하는 기기들(PC, 스마트폰, 태블릿PC, 닌텐도 등)은 그 반대다. 기기 때문에 쓰는 시간이 훨씬 많다는 의미다.

인간이 창조한 기기가 블랙홀로서 시간을 훔쳐간다는 것이다. 저자는 시간이 귀중한 자산이 된 현재 "기기를 우리가 소유한 것인가, 아니면 기기가 우리를 소유하기 시작했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에서는 요즘 가장 뜨거운 감자인 '사물인터넷'(IoT)과 '3D프린팅'의 개념과 전망도 제시한다. 저자는 두 기술이 거대한 파도로서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다.


예를 들어 1970년대 VCR(비디오 카세트 레코더) 표준 전쟁에서 기술적 우위에 있던 소니의 '베타맥스'(Betamax)는 시장에 뒤늦게 진출한 JVC의 'VHS'(Video Home System)에 밀려 사라지게 된다. 이처럼 단순히 기술적 우위와 기술에 대한 활용전략만 내세워서 도태된 사례는 무수히 많다.

저자는 한발 더 나아가 비즈니스·사회적 관점에서 이 세상에 침투할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함을 강조하며 단순한 전략이 아닌 변화의 흐름을 읽는 철학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위대한 해체=스티브 사마티노 지음. 김정은 옮김. 인사이트앤뷰 펴냄. 390쪽. 1만6000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