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칩의 '웩더독' 과자시장 전체를 살렸다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5.01.2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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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던 과자 매출 지난해 11월부터 증가세 전환…달콤한 감자칩 매출이 새우깡도 제쳐

(사진 왼쪽) 허니버터칩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서울 이마트 용산점 입구에서 개점을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 위부터)해태제과 허니버터칩, 농심 수미칩 허니머스타드, 이마트 피코크 감자칩 4종. /사진제공=이마트(사진 왼쪽) 허니버터칩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서울 이마트 용산점 입구에서 개점을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 위부터)해태제과 허니버터칩, 농심 수미칩 허니머스타드, 이마트 피코크 감자칩 4종. /사진제공=이마트


# 직장인 정태희 씨(36·가명)는 요즘 대형마트로 장을 보러 갈 때마다 과자 판매대를 꼭 찾는다. 이전에는 쇼핑 동선을 최소화하려고 과자 진열대를 건너뛰었지만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을 맛본 이후 이 과자가 있을까 해서 진열대를 꼭 들른다. 정 씨는 평일 퇴근할 때도 편의점을 찾아 과자 진열대를 한번 둘러본다. 이러다보니 허니버터칩이 없을 때면 다른 과자라도 몇 봉지 사곤 한다.

전국적으로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허니버터칩'이 추락하는 과자시장 매출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국내 과자의 진부한 맛과 과대 질소 포장에 실망해 등을 돌렸던 소비자는 평소 과자를 즐겨먹지 않던 신규 고객까지 만들어냈다.



21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국내 과자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3% 늘었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과자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 줄어든 것을 보면 이 매출 증가는 허니버터칩 품귀현상이 본격화된 11월이 변곡점인 셈이다.

◇허니버터칩이 불러온 변화…'왝더독' 과자시장=사실 이마트의 과자 매출은 2012년 -1.65%, 2013년 -1.59%로 지난해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해 과자 매출 신장률은 -0.8%로 감소폭이 크게 줄었다. 11월 이후 과자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감소폭을 상당 부분 회복한 것이다.



웰빙 트렌드에 수입 과자 인기로 내리막길을 달리던 과자 매출이 허니버터칩이라는 히트작 한방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해 과자 중에서도 감자칩 등 스낵 제품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진 것도 같은 이유다. 지난해 1∼10월에는 -5.4%였던 이마트 스낵 매출은 11월이후 이달 20일까지 매출이 무려 26.1%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짭짤한 맛 일색이던 감자칩 시장에 허니버터칩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이 열광했다"며 "점포 문을 열기 전부터 허니버터칩을 구입하겠다며 고객들이 줄을 서는 진풍경도 벌어졌다"고 말했다.

◇달콤한 감자칩 월매출 100억 훌쩍…'국민과자' 새우깡도 제쳐=해태제과의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과 자매품 허니통통 단 2개 제품의 1월 매출이 11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니버터칩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완판 행진을 계속하며 매달 7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허니통통은 출시 첫 달인 올 1월에만 38억원의 매출을 벌어줬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국내 과자시장에서 월 매출 100억원대 제품의 등장은 상당히 큰 의미"라며 "허니버터칩이 70년 과자시장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허니버터 외에 허니머스타드, 랍스터, 치즈, 어니언, 떡갈비, 버터간장, 칠리새우 등 이색 감자칩도 덩달아 인기다. 농심이 지난달 출시한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는 한달새 360만개가 팔리며 8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월 평균 60억∼70억원 매출을 올리는 '국민과자' 새우깡을 뛰어넘는 기록이다. 이마트가 내놓은 피코크 감자칩 '체다치즈 앤 어니언맛', 자가비 '칠리 새우맛', 오감자 '딥바비큐맛' 등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허니버터칩의 인기가 유사한 스낵 제품으로 옮겨 붙으며 과자 시장 전체를 살리고 있다"며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전형적인 왝더독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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