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마차가 가내수공업 형태로 만들어지던 1886년 가을의 어느 날, 듀란트는 딱 한 번 타본 신형 마차가 마음에 들자 그걸 주문한 뒤 박람회에 갖고 나가 주문을 받는다. 그렇게 해서 공장도 짓기 전 600대의 주문을 받았고 이를 토대로 세계 최초의 마차 생산라인을 구축해 첫 해에만 4000대의 마차를 판매했다.
그는 끝내 재기하지 못했고 그의 뒤를 이어 제너럴모터스 최고경영자가 된 알프레드 슬론의 그늘에 가려버리고 말았다. 지금 미국 최고 경영대학원 중 한 곳인 MIT 슬론스쿨에 그의 이름이 남아 있을 정도로 슬론은 ‘기업 경영의 모범’으로 통하지만 듀란트는 그저 몽상가로, 또 무모한 기업가로만 기억될 뿐이다. 그러나 그는 멈추지 않는 열정을 갖고 있었다.
비록 마지막 사업까지도 이렇게 실패하고 말았지만 그는 1947년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도 자신의 꿈을 접지 않았다. “내게는 한 푼도 없지만 기쁩니다. 내가 그만둘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계속하는 거지요. 돈을 너무 높게 평가하는 사람이 많아요. 하지만 나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하려고 합니다. 돈이란 결국 다른 사람에게 빌려준 것이나 마찬가지지요. 어차피 사람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가지 않습니까?”
#많은 사람이 자신의 노후를 불안해 한다. 고령화 사회니 100세 시대니 해서 오래 사는 게 당연시되고 있는데 이게 오히려 두려움을 키우는 것이다. 경제 발전과 의료기술의 발달 덕분에 이루게 된 장수(長壽)가 축복이 아니라 재앙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됐다. 이를 부추기기라도 하듯 금융회사에서는 “은퇴하고 나면 죽을 때까지 적어도 10억원의 노후자금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불안 마케팅에 열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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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노후자금이 아무리 많아도 불안은 해소되지 않는다. 인생은 어차피 제자리걸음이 아니라 미지로 떠나는 긴 여정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멋진 여행길이라 해도 똑같은 길을 80년씩이나 계속해서 걸어갈 수는 없다. 만일 그런 길이 있다 해도 정말 재미없을 것이다. 오히려 도중에 뜻하지 않은 시련과 장애물을 만날 때 거기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과 모험의 기회를 얻는다면 삶은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문제는 나이가 아니다. 오늘을 제대로 살면 된다. “실수를 잊어버려라. 실패를 잊어버려라. 지금 할 일만 생각하고 그것을 하라. 오늘이 너의 행운의 날이다.” 듀란트는 무모하더라도 계속 도전하라고 말한다. 그게 인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