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관광도시 영종도? 실제 대규모 투자 '미미'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5.01.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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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쇼핑몰 '에어조이'. /사진=김유경기자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쇼핑몰 '에어조이'. /사진=김유경기자


#인천국제공항에서 10분만 걸어가면 국제업무지역(IBC-Ⅰ)이 나온다. 이곳에는 현재 1단계 사업 일환으로 종합쇼핑몰 '에어조이'와 오피스텔 건물 4동이 들어서있다. 지상 9층짜리 에어조이는 이마트 간판이 붙어 있지만 실제로는 빈 건물이다. 오피스텔은 불법 숙박 장소로도 활용되는 등 비정상으로 운영되고 있다. 바로 옆에 골프연습장도 굳게 문이 닫혀 있었다.

인천 영종도의 개발계획은 분명 매혹적이지만 한차례 부동산 거품이 빠진 지금은 투자 유치가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최근 국내 첫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 개발이 현실화하면서 영종도는 다시 주목 받고 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2011년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지역(IBC-Ⅰ 2단계)개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지 약 3년만인 지난해 11월부터 착공에 들어갔다.



영종도에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가 발표된 것은 지금까지 한두 건이 아니다. 2007년 7월에는 에잇시티(8City)가 인천 용유·무의도에 300조원을 투입해 국내 최대 관광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지만 6년 후인 2013년 8월 개발 사업 해지를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2007년에는 인천공항에서 동쪽으로 4.5km 떨어진 삼각형 모양의 매립지, 영종하늘도시에 사업비 3조7500억원으로 밀라노디자인시티 조성계획도 발표됐지만 첫 삽조차 뜨지 못한 채 무산됐다.



2008년에는 'MGM테마파크(1조2000억원)'가, 2009년에는 뮤지컬 전용 극장 10개를 포함한 복합문화단지 '영종브로드웨이(13조원)' 등이 청사진을 내놓았지만 개발은 지켜지지 못했다.

하나 같이 사업성이 떨어져 중도 포기한 것이다. 최근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개발이 주목받고 있는 것도 그나마 사업성이 높기 때문이다. 카지노 사업은 개장과 동시에 현금을 끌어올 수 있어 투자 회수가 빠르다는 평이다.

2011년 일본 오카다홀딩스의 자회사인 유니버셜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총 5조6000억원을 투자하는 인천월드시티 프로젝트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013년에 사전심사를 받았지만 본사의 필리핀 사업이 잘 풀리면서 심사에서 탈락했다.


반면 미단시티에 복합리조트 건립을 발표한 리포&시저스 컨소시엄은 같은 해 사전심사에서 실패했으나 이후 재심사에 통과해 지난해 12월 정식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홍콩의 CTF는 복합리조트 개발을 위해 현재 인천시와 협의 중이다. 모두 카지노사업이 포함돼 있다.

원래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대한 신규허가는 '관광진흥법 시행령 제27조 제3항'에 따라 최근 신규허가를 받은 날 이후 외래 관광객이 60만명 증가한 경우에만 시행할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 추이와 카지노 이용객의 증가추이, 기존 카지노 사업자의 총 수용능력, 기존 카지노 사업자의 총 외화 획득실적 등을 고려해 증가인원이 60만명을 넘었을 때마다 2개 사업자 이하 범위에서 신규허가를 내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영종도는 다르다. 경제자유구역특별법이 적용돼 허가 사업자수나 증가인원등과 상관없이 신규허가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영종도에 카지노만 우후죽순 생겨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관광산업은 대규모 자본이 투자돼야 하고 투자금 회수는 어렵기 때문에 카지노 같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며 "2004년 이후 카지노 허가를 내준 적이 없어 특별법이 아닌 관광진흥법 대로 한다고 해도 영종도에는 10개 이상 카지노를 허가해 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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