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硏 내년 성장률 전망 3.9→3.4%로 하향..'정책효과 미진'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4.12.23 12:00
글자크기

내년 투자·수출 증가율 하락 전망...담배세 인상 효과 제외 시 물가상승률 0%대로 낮아질 것

LG硏 내년 성장률 전망 3.9→3.4%로 하향..'정책효과 미진'


LG경제연구원이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을 3.9%에서 3.4%로 하향조정하고, 올해 성장률도 3.3%로 앞서 발표한 3.7%보다 낮게 추산했다. 당국의 부양책 효과가 미진한 가운데 세계경제도 성장세가 정체되며 내년에도 부진한 경제상황이 이어지리란 관측이다.

LG경제연구원은 23일 발표한 '2015년 국내외 경제전망'에서 "정부가 적극적인 부양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며 지난 9월 발표에 비해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9월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주택가격 상승과 거래 확대 조짐이 나타났지만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금리인하와 재정지출 확대 효과도 아직 체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고서는 "경기부진이 길어지고 체감경기가 부진해 가계의 소비성향 저하가 심화되고 소비 및 투자심리지수도 낮은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경제주체들의 자신감이 떨어지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구원은 "현재 경제상황은 경기회복국면이라 보기 어려울 정도로 상승활력이 미약하다"며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미진한 경제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외 경제 상황과 수출전망도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세계 경제 성장이 3% 초반 수준에서 정체되고 성장에 못 미치는 교역증가세가 지속되는 데다 중국, 일본과의 경쟁압력이 거세지며 수출이 내년에도 크게 살아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수출을 통한 소득증대 효과가 높지 않아 소비나 투자 등 내수경기에서 성장의 실마리를 찾기 쉽지 않다"며 "미국 금리인상이나 산유국 위기 가능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되면서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개선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올해 급증한 가계부채를 조정하는 노력도 소비 제약 요인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이에 내년 민간소비의 경우, 저유가의 긍정적 영향이 있겠지만 수출감소에 따른 기업경기 위축으로 가계 근로소득이 떨어지고 소비심리 개선이 미진한데다 고령층 소비불안도 지속되면서 올해 1.8%, 내년 2.6%의 제한적인 개선을 전망했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올해 4.9%에서 내년 2.1%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내외 경제회복 지연으로 기업들의 경제성장 기대가 하향조정될 수 있는데다, 산유국 리스크와 디플레 우려 등으로 금융시장 출렁임이 커져 투자계획 수립이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다만 내년 경제에서 저유가와 원화절하는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원화 절하로 수출기업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있고, 유가하락으로 수요가 확대될 수 있어서다. 물류업, 발전, 자동차 산업의 생산단가가 낮아지고 가계 구매력 증대로 소비확대 여지가 커질 수 있다는 것.

아울러 저유가로 물가와 경상수지 등 경제지표가 급격한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의 경우, 유가 하락으로 소비자물가가 약 1%포인트(p) 가량 떨어지고, 담배세 인상 효과를 제외하면 내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8%로 0%대까지 하락하리라 예상했다.

원화 절하가 수입물가 인상 요인이 되고, 담배세 인상도 소비자물가를 0.6%p 끌어올릴 것으로 추산되나 저유가와 수요측의 낮은 물가 상승 압력에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각각 1.3%, 1.4%(담배세 인상 효과 포함)에 그치리란 전망이다.

경상수지 흑자는 올해 871억달러에서 내년 1073억달러로 1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저유가에 따른 상품수지 개선효과가 250억 달러를 넘어서고 원화 절하도 흑자를 늘리며 GDP(국내총생산) 대비 경상흑자 비중이 7%를 상회하리란 관측이다.

아울러 내년 원화는 상반기 중 미국 금리인상 기대와 맞물려 달러 대비 절하된 뒤 하반기엔 절상 추세로 반전하리란 예상이다. 내년 중반 이후 미국 금리인상 시기가 구체화 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유가 하락으로 내년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올해 1054원, 내년 1080원으로 전망치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LG경제연구원은 부진한 경기회복세와 낮은 물가상승으로 인해 내년 상반기 중 한국은행이 1~2차례 기준금리를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내년 중반이후엔 미국의 금리인상이 시작될 수 있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