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마을 개발 합의한 서울시-강남구, 각각 설명회 '왜?'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14.12.18 17:56
글자크기

[부동산X파일]서울시 전·현직 공무원 고발 등 둘러싸고 갈등 여전

이건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왼쪽)과 신연희 강남구청장. / 사진제공 = 뉴스1이건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왼쪽)과 신연희 강남구청장. / 사진제공 = 뉴스1


2년 넘게 공방이 이어져온 '구룡마을' 개발사업이 '수용방식'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강남구가 서울시 전·현직 공무원 5명에 대한 고발을 취하하지 않기로 하면서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와 강남구는 18일 오전 개발방식을 둘러싼 의견차이로 백지화됐던 구룡마을을 '수용방식'으로 재추진하기로 합의했다는 기자설명회를 가졌다. 지난달 9일 구룡마을에서 1명이 숨지고 60여가구가 불에 타는 화재사고를 계기로 개발이 다시 논의된 것이다.



개발방식에 합의했다지만 양측은 따로 설명회를 했다. 이건기 서울시 행정2 부시장과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동시에 입장했지만 같은 설명회를 두 번이나 진행한 것.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공동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고발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 부시장과 신 구청장은 맞은 편 자리에 앉아 준비한 설명회 내용을 검토했다.



오전 10시30분 이 부시장이 먼저 "대승적 차원에서 강남구가 제안했던 수용방식을 받아들기로 했다"며 "주민들의 생활안정과 주거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최선이 아닌 차선의 방법"이란 점을 강조하며 "공무원 고소·고발 문제를 말끔하게 정리하고 갔으면 하는 게 서울시의 바람이었고 상식에 맞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받아들여지지 않아 따로 설명회를 갖게 됐다"고 덧붙였다.

30분 가량 이 부시장의 설명이 있은 후 오전 11시부터는 신 구청장이 같은 내용의 설명회를 가졌다. 신 구청장의 설명회가 시작되자마자 이 부시장은 브리핑실을 빠져나갔다.


신 구청장은 서울시와 합의가 이뤄진데 대해 환영을 뜻을 내비치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인 고소·고발 건에 대해선 취하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동시에 서울시의 '일부 환지방식'을 추진한 공무원들을 실무진에서 배제시켜줄 것을 요청했다.

신 구청장은 "깨끗하고 투명한 수용방식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수용해준 서울시에 감사한다"며 "다만 그동안 생긴 과정에서 잘못된 문제는 명명백백히 가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강남구는 지난해 국정감사를 통해 진행된 감사원 감사결과가 발표되자 이를 토대로 지난 7월28일 서울시 전·현직 공무원 3명과 SH공사관계자 2명 총 5명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강남구는 감사원 감사내용을 토대로 서울시가 환지방식으로 개발방향을 바꾸는데 주요한 역할을 한 공무원들에게 △공무집행 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직권남용죄 등의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남구는 특히 개발방식이 바뀌는 과정에서 개발구역에 포함할 수 없는 공원부지 4808㎡(특정 대토지주 토지 699㎡ 포함)와 군부대 협의없이 군사시설이 있는 땅이 부당하게 포함됐으며 이와 관련해 특정 공무원들의 비리정황도 포착됐다고 강조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서울시 공무원들의 범법 행위가 드러난 것"이라며 "어떤 변명으로도 사업시행방식 변경에 대해 합리화 하려고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검찰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외에 별도의 조치를 취하진 않았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5일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배종혁 부장검사)에 배당하고 지난 9~10월 강남구청 관계자를 소환해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