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금융 사외이사 큰 장 선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14.12.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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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사외이사 전원 사퇴·지배구조 모범규준 시행 등으로 교체 수요 커

KB금융 사외이사들의 전원 사퇴,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 시행 등으로 내년 3월 금융권 사외이사들이 대거 교체될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3월 금융회사들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들의 큰 폭 물갈이가 이뤄진다. 이미 전원 사퇴를 선언한 KB금융과 국민은행 외에도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들이 많은데다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 시행으로 교체 수요도 크기 때문이다.

KB금융은 내년 3월 주총에서 이사회를 완전히 새로 구성한다. 지금까지는 KB금융지주가 9명, 국민은행이 6명의 사외이사를 뒀지만 KB금융은 사외이사 수를 대폭 줄이는 방향으로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국민은행에 최소 3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하는 등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을 합쳐 최소 10여명의 사외이사를 새로 뽑아야 하는 상황이다.



내년 3월, 금융 사외이사 큰 장 선다


금융당국이 오는 24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거쳐 시행할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도 사외이사 교체의 촉매제다.

모범규준은 이사회 내에 보상위원회와 위험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두 위원회에 금융, 회계, 재무 분야 경험자 1인 이상을 중복되지 않게 포함'토록 규정하고 있다. 위원회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현재 금융권 사외이사 중 금융 분야 경험자 비중은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8개 은행지주회사의 사외이사(51명) 중 금융경력자는 4명, 7.8%에 불과하다. 그나마 신한, SC, 하나, KB금융에 각 1명씩 뿐이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이들 4개 금융지주가 추가로 1명씩 4명, 나머지 4개 지주는 2명씩 8명 등 12명의 금융, 회계, 재무분야 경력자를 사외이사로 선임해야 하는 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 회계, 재무분야 경험자는 실제 그 업무에 종사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에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들도 적지 않다. 신한금융의 경우 남궁훈, 고부인, 권태은, 김기영, 김석원, 이상경, 히라카와하루키, 필립아기니에 등 8명의 사외이사 임기가 내년 3월25일 만료된다. 신한은행도 이규민, 박경서, 박세진, 구본일, 히사마쯔겐죠 이사의 임기가 같은 시기 끝난다.


하나금융은 정광선, 최경규, 박문규, 오찬석, 하나은행은 김영기, 박종원, 염재호, 이기배 이사의 임기가 내년 정기 주총까지다. 우리은행도 오상근, 최강식, 장민 이사의 임기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이밖에 BS금융과 부산·경남은행 사외이사 10명, DGB금융과 대구은행은 6명, JB금융과 전북·광주은행도 10명의 사외이사 임기가 내년 3월 주총에서 끝난다.

사외이사는 최장 5년까지 임기를 연장할 수 있어 상당수는 연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배구조 모범규준은 '매년 사외이사 총수의 5분의 1 내외에 해당하는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토록 하고 있어 일부는 교체가 불가피하다.

특히 모범규준에 따라 사외이사들은 앞으로 엄격한 내외부 평가를 받아야 하고 각종 책임이 강화되는 등 부담이 커지는 만큼 스스로 물러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 지배구조 모범규준 시행에 따라 내년 금융회사 이사회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사외이사들의 변동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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