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비 알바에 성형대출, 성형계까지…혹시 내 딸도?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2014.12.1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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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1만원씩 모으는 성형계 성행..수험표 가져오면 쌍꺼풀 45만원, 4명 오면 20% 추가 할인도

강남의 성형외과 거리./사진=이동훈 기자강남의 성형외과 거리./사진=이동훈 기자


#올해 대학 수능시험을 치른 김모양(19)은 최근 방과 후에 성형 수술비를 모으기 위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평소 낮은 코가 불만이던 김양은 지난해 겨울방학에 부모님에게 코 필러시술을 선물 받았다. 1년 정도 바뀐 얼굴을 보고 있으니 이번에는 코 수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김양의 부모는 "수술을 하고 싶으면 너가 수술비를 직접 벌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은 수술비 마련을 위해 '성형대출' 업체의 전화 상담까지 받았다. 하지만 부모 동의가 필요하다고 해 포기했다. 최근에는 친구들과 매주 1만원씩 모으는 성형계를 하고 있다. 주말에는 성형계를 함께 하는 친구들과 수능할인을 해주는 성형외과를 돌아다니며 집중적으로 상담을 받을 계획이다.



수능이 끝나고 본격적인 성형수술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각종 수험생 마케팅이 본격화하고 있다. 카카오톡이나 블로그를 통해 가격할인 정보를 알리고 수험표를 가져오는 학생에게 할인을 해주는 것은 기본이다. 최근에는 수술 후 뼈 변형 여부를 알 수 있도록 정형외과나 소아과에서 이뤄지던 성장판 검사를 도입한 병원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수능성형'을 받던 수험생이 의료사고를 당하면서 자녀의 성형수술을 꺼리는 부모들이 늘고 있어 성형 성수기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다는 지적이다.



◇12월부터 2월까지 성형성수기, 1월 고객 평소대비 50% 증가 예상=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 따르면 올해 12월 성형고객은 평소보다 30% 정도 늘었다. 현재 예약 상황으로 볼 때 1월에는 평소보다 50% 늘어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성형외과 관계자는 "여름성수기가 7~9월이라면 겨울 성수기는 12월~2월"이라며 "겨울 성수기에는 중학교 3학년이나 고등학교 3학년 등 학교가 바뀌면서 얼굴에 변화를 주려는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이 성형수술을 한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0.5%가 10대에 처음으로 성형수술을 받은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겨울성수기에 맞춰 할인행사 역시 봇물을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친구와 함께 병원을 찾는 수험생에게 할인을 해주는 행사가 늘었다. 혼자보다 여럿이 함께 병원을 찾을 때 수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의 A성형외과는 수험표를 가져오면 1인 방문 시 10%, 2인 방문 시 15% 할인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B성형외과는 수험표를 가져오면 70만원인 쌍꺼풀 매몰수술을 45만원으로 할인하고 수험생이 4명 올 경우 20%를 추가로 할인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수험생 직계가족 역시 2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수능성형 사고 후 성형시장 위축=하지만 지난해 12월 수능성형을 받던 여고생이 식물인간 상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성형업계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면서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는 평이다.

성형외과 관계자는 "수술고객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내국인보다는 중국인 증가폭이 더 크다"며 "지난해 사고 후 안면윤곽 등의 큰 수술을 하는 내국인은 많이 줄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내국인 공백을 중국인으로 메우다 보니 과거에는 내국인의 1.5~2배 정도였던 중국인 수가가 3배 수준까지 높아졌다"며 "자연히 병원들도 내국인보다는 중국인 마케팅에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부모들이 성형선물을 자제하면서 학생 스스로 수술비를 모으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성형대출을 알아보는 경우도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모 동의를 조건으로 내걸기는 하지만 19세 미만 가능이라고 광고하는 성형대출 업체도 있다"며 "대출업체를 직접 연결해주는 병원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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