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잇단 악재 팹리스 반도체…부활 위한 방안은?

머니투데이 강경래 기자 2014.12.1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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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팹리스(fabless) 반도체 업체들끼리 무조건 합쳐야 살 수 있다."

최근 기자와 만난 팹리스 업체 A사 대표는 "팹리스 업체들의 사업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 한해동안 국내 팹리스 업계에는 유난히 부정적인 소식들이 많이 들렸다. 오랫동안 국내 팹리스 업계를 이끌었던 엠텍비젼은 키코 손실 등으로 인한 실적 악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지난 4월 코스닥에서 퇴출됐다.



또 이미지센서와 오디오반도체 분야에서 각각 국내 수위 자리를 이어갔던 실리콘화일과 네오피델리티는 창업주가 지분 전량을 매각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국내 유일 반도체 파운드리(foundry, 위탁생산) 전문기업으로 그동안 팹리스 업체들의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해왔던 동부하이텍은 동부그룹의 자구책 일환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이는 팹리스가 개발한 반도체 제품들이 주로 쓰이는 분야인 휴대전화 부문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이 중국 샤오미 등 신흥업체들에 밀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업계 선두주자들은 모습을 감추고 시장환경은 위축되는 등 팹리스 업체들은 이래저래 사면초가에 놓인 상황이다.



팹리스는 반도체 개발만을 전문으로 하고 생산은 파운드리에 맡기는 형태로 사업을 운영한다. 그동안 국내 팹리스 업체들은 한 가지 반도체 분야에 집중한 결과, 상당수 업체들이 코스닥에 상장되는 등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추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단일 반도체 제품군 및 한정된 거래처 등 한계를 드러내면서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다수 팹리스 업체들의 올해 실적이 전년대비 역성장, 혹은 정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성장한계에 도달한 국내 팹리스 업체들이 중장기인 생존발판을 만들기 위해서는 M&A가 절실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경쟁을 없애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인력과 설비 등 내부 리소스를 최적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A사 대표는 "이타칩스와 펄서스테크놀러지 등을 최근 잇달아 인수 혹은 합병하며 규모를 키워가는 어보브반도체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M&A를 바라보는 일부 부정적인 시각을 지우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무조건 합치려는 노력을 해야만 향후 팹리스 업체들이 생존을 위한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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