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 투자의견 비율공시추진…'매수'일색 보고서 바뀔까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14.11.2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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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주식시장발전방안에서 증권사 애널리스트 투자의견 비율공시 도입 주목

한 증권사의 투자리포트. 해당종목의 3분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4분기 실적개선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매수를 추천한다. 앞으로 이같은 투자리포트에 개별의견비중을 공시하는 방안이 추진돼 성과가 주목된다. 한 증권사의 투자리포트. 해당종목의 3분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4분기 실적개선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매수를 추천한다. 앞으로 이같은 투자리포트에 개별의견비중을 공시하는 방안이 추진돼 성과가 주목된다.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기업분석 리포트에 매수와 중립, 매도 등 투자의견별 비중을 공시하는 방안이 추진돼 매수일색 리포트 관행이 바뀔지 주목된다.

27일 금융위원회는 전날(26일) 발표한 '주식시장 발전방안'에서 정확한 투자자 정보제공을 위해 애널리스트의 투자의견 비율 공시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금명간 세부대책을 금융감독원, 금융투자협회 등과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가 증권사 애널리스트 리포트 작성에 대해 문제삼고 개선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핵심은 애널리스트가 일정기간 매도 의견을 얼마나 냈는지를 증권사별로 공시하도록해 매수의견 일색의 투자의견 관행을 바꿔보자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투자리포트가 나올때 리포트 하단에 해당 증권사가 커버하는 개별종목들에 대해 매도와 중립, 매수 의견을 얼마나 냈는지 비중을 집계해 공시하고 있는데 이같은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매도의견을 내지않은 회사를 투자자들이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국내에서 한화투자증권이나 유진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이 올들어 매도의견을 제시를 공언했지만 여전히 매도의견을 단 한차례도 내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다. 금융당국이 파악한 결과 2011년부터 지난 7월까지 국내 자기자본기준 5대 증권사(우투·대우·삼성·한투·현대)의 리포트 2만 7003건중 매도의견은 전무했다. 이 기간 이들 증권사는 매수의견을 2만 4161건(89%) 내놨고 중립의견은 2842건(11%)에 머물렀다. 매래에셋·신영·신한금융투자·대신·하나대투 등을 포함한 10대 증권사로 확대해도 4만 8762건중 매도는 대신증권의 3건이 전부였다. 반면 12개 외국계 증권사는 이 기간 2만 1222건의 리포트중 1867건(8.8%)이 매도의견이었다.



이번 방침에대해 투자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이다. 한 투자자는 "회사의 영업실적이 악화되면 목표가를 하향조정해서 투자자들에게 적절한 가이던스를 제시해야 하지만 그동안 증권사들이 법인영업 관계인 기업들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작성하지 못했고 그 결과 투자자들의 증권사 리포트에대한 신뢰가 무너진 게 사실"이라면서 "투자자들이 특정 증권사의 투자의견별 비중을 확인할 수 있다면 적어도 개별 증권사 리포트에대한 신뢰도를 가늠할 수 있어 간접적인 강제효과가 있을 것같다"고 밝혔다.

다만 증권가 일각에서는 구조적인 투자문화에 대한 토양개선 없이 단순 의견비중 공시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지적과 함께 실효성에대한 의문도 제기한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증권사의 잘못도 있겠지만 기업들 자체가 매도나 부정적 투자의견을 제시하면 기업탐방을 막거나 법인영업라인을 통해 압력을 행사하고 투자자들도 목표주가를 내리면 항의하는 상황이어서 매도의견 공시효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면서 "같은맥락 이유로 사실상 중립의견이 매도와 같은 의미로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다른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1800여 상장종목중 리서치센터가 커버리지하는 종목은 100~120여개 정도인데 이들은 해외기업에비해 주가가 낮은 상태인 만큼 매수의견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면서 "그렇다고 잡주를 많이 포함시켜 매도의견을 낼수도 없는 노릇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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