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종가에 5332억 매수주문 몰려(상보)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4.11.2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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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종가에 5332억 매수주문 몰려(상보)


25일 코스피 마감 동시호가에서 삼성에스디에스 (158,800원 ▲400 +0.25%)로 5000억원 넘는 대량 매수주문이 일시에 유입되는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했다.

이날 삼성SDS 주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 매각설이 돌며 장중 급락하기도 했으나, 종가에 유입된 자금 덕에 6% 가까이 올라 마감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50분부터 3시까지 진행된 마감 동시호가에 삼성SDS에 140만주 가량의 매수주문이 몰렸다.

마감 동시호가에 대량의 매수·매도주문이 몰리는 경우가 많다. 이 가운데 실제 매매로 이어지지 않고 취소되는 주문을 '허수주문'이라 한다. 다른 투자자들의 주문 상황을 체크하거나,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들이다.



이날 삼성SDS로 몰린 매수주문도 처음에는 '허수주문'으로 추정됐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실제주문'으로 판명됐다.

종가에 거래가 성사된 주문은 124만5870주였고, 동시호가 직전 40만8000원이었던 주가는 이 보다 4.9%오른 42만8000원(전일대비 5.94%상승)으로 치솟았다.

폭주한 주문 탓에 삼성SDS 종가가 마감시간을 넘긴 오후 3시2분 확정되는 해프닝도 눈길을 끌었다. 거래소는 동시호가 등 주가급변이 예상되는 종목이 있으면 변동성 완화장치(VI)를 발동, 주문체결 시간을 늦춘다.


동시호가에 체결된 삼성SDS주식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5332억원에 달한다. 주문은 대부분은 CS증권, 모건스탠리, JP모간,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로 유입됐다.

동시호가 매수주문은 외국인과 기관이 절반씩 참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3시1분 기준 코스피 외국인 순매수금액은 1809억원이었는데, 삼성SDS 주문이 반영된 후에는 3373억원으로 증가했다. 기관 역시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전환했다.

이날 대량의 매수주문이 유입된 것은 삼성SDS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조기편입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MSCI는 이달 26일부터 삼성SDS를 MSCI 코리아(스탠다드) 지수에 편입하는데 지수편입은 25일 종가기준으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MSCI 지수와 연관된 펀드 등 국내외 자금이 크게 유입됐는데, 이들이 장중 주가변동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종가매수를 택했고, 이 자금이 일시에 유입되며 오히려 주가가 급변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작성·발표하는 MSCI지수는 FTSE지수(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런던거래소 공동설립 FTSE인터내셔널이 발표)와 함께 국제 금융 펀드의 투자 기준이 되는 지표다. MSCI를 따르는 전 세계 펀드 규모만 약 3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삼성SDS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 일부 매각 보도에 장중 7%까지 급락, 37만원55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증권가 관계자는 "장중 주가가 하락했을 때 주식을 미리 매수했다면 매매차익이 생겼을 수 있다"며 "그러나 인덱스 펀드 등은 기본적으로 매매수익이나 손실보다는 지수를 추종해야 하는 특성이 있어 주가가 오를 가능성을 알면서도 종가매수에 나섰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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