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내년 월드투어에 도쿄·오사카 포함, 다시 돌파한다"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2014.11.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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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입국 불허 '전말' 공개…독도대신 대마초로 엮어 "한국에 무례, 오히려 국민 결속에 큰 역할"

이승철은 지난 8월14일 독도에서 탈북청년합창단 '위드유'와 함께 통일송 '그날에'를 부르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염원했다. /사진제공=진엔진뮤직웍스이승철은 지난 8월14일 독도에서 탈북청년합창단 '위드유'와 함께 통일송 '그날에'를 부르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염원했다. /사진제공=진엔진뮤직웍스


“15년간 일본을 다녀갔어도 한번도 걸린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대마초 얘기를 꺼내니 어리둥절했죠. 그때 머리에 스치던 게 ‘독도’였어요. 독도로 엮고 싶은데, 정치적 이슈가 될 것 같으니 과거 대마초 사건을 다시 꺼내 입국을 불허한 셈이었어요.”

요즘 ‘개념 연예인’으로 통하는 가수 이승철(48)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불입국 사건’의 전말을 공개했다. 이달 초 이승철은 부인 박현정씨와 함께 지인의 초대로 일본을 방문하려다 느닷없이 출입국사무소에 붙잡혀 4시간 가량 억류됐다 돌아왔다.



입국 거부 사유는 20년 전 연루된 대마초 흡입 사건. 이 사건에 전혀 관계가 없는 부인 박씨도 함께 불허 입국 서류에 도장을 찍어야했다.

이승철은 지난 8월 탈북청년합창단 위드유와 함께 독도에서 통일송 ‘그날에’를 불렀다. ‘독도 지킴이’ 김장훈에 이어 이승철까지 독도에서 ‘일’을 벌이자 일본측이 민감한 정치적 입장을 고려해 입국 불허 사유로 각종 ‘억지 논리’를 펼쳤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일본법 운운하고 와이프까지 ‘상륙 불허가’를 하니, 이건 개인이 아닌 한국에 대해 무례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더라고요. 처음엔 분통이 터졌는데, 결과적으로는 우리 국민을 더 단단하게 결속시켜준 행위가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사건을 계기로 외교부는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를 불러들였고, 철회했던 독도입도지원센터 건립 재추진이 다시 거론됐다. 이승철을 향한 응원의 댓글도 넘쳐났다. 이 사건 이후 모든 음원 사이트에 무료로 공개한 ‘그날에’는 수십만명이 한꺼번에 다운로드하며 ‘국민송’으로 단박에 떠올랐다.

“저와 제 노래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응원을 보고 가수로서 새로운 책임감을 많이 느꼈어요. 독도, 통일, 국민 같은 ‘하나’라는 메시지를 노래로 전해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할까요? 그래서인지 앞으로 제 무대도 격이 많이 달라진 느낌으로 바뀔 듯해요. 재미있는 공연에서 재미를 넘어선 ‘무엇’의 공연으로 말이죠.”


당장 오는 12월3일 홍콩에서 열리는 음악축제 ‘마마’(MAMA)에서 이승철은 ‘그날에’를 영어버전으로 홍콩어린이합창단과 부른다. 내년 데뷔 30주년을 맞아 펼치는 월드투어의 타이틀도 ‘그날에’다. 내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1월 8, 9일 KBS에선 다큐멘터리 ‘그날에’가 방영된다. 탈북청년합창단 위드유 단원들의 아찔한 탈북과정과 노래를 배우는 과정 등이 상세히 소개될 예정.

이승철은 “내년 월드투어에 도쿄와 오사카 공연이 포함돼 있다”며 “비자 신청해서 다시 한번 정면 돌파해 (일본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지켜보겠다. 그리고 입국이 허가되면 ‘그날에’를 원없이 불러볼 생각”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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