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겪는 화학업계 R&D투자 늘어난 곳은 어디?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2014.11.2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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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롯데케미칼 매출 감소에도 연구개발비 늘려...보전자·전지소재 R&D 필수, 새먹거리 모색에 따른 것

올 한해 계속된 글로벌 침체 지속에 따른 불황에도 국내 화학4사의 R&D(연구개발) 비용지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겪는 화학업계 R&D투자 늘어난 곳은 어디?


2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화학4사의 R&D비용 총 지출은 46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94억원보다 8.2%(353억원) 늘었다. 화학4사의 3분기 누적매출은 35조21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1조5966억원) 준 것과 대조된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업계 1위인 LG화학 (402,000원 ▼1,500 -0.37%)의 R&D비용 증가가 전체 비용 증가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은 3분기까지 3715억원의 R&D 비용을 썼는데 지난해 3분기 누적 3361억원 대비 10.5%(354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매출액 대비 R&D비용 비중도 2.16%로 2%대로 진입했다.



지난 3분기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30.8% 줄어든 '어닝쇼크'를 기록하고도 R&D비용은 늘려온 것. LG화학은 화학부문 외에도 정보전자소재와 전지부문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다른 화학업체 대비 R&D 비용 지출이 많은 편이다.

정보전자소재와 2차 전지 부문은 신기술 유무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만큼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진수 부회장도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R&D에 5900억원을 쓸 예정"이라며 비용 확대를 공언한바 있다.



롯데케미칼 (108,900원 ▲500 +0.46%)도 R&D 비용을 늘렸다. 3분기까지 298억원을 써 지난해 동기 대비 30.7%(70억원) 증가했다. 매출대비 R&D 비용 비중도 0.26%로 증가했다. 지난해까지 매출 대비 R&D비용을 0.18~0.19%대로 유지해 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경기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실적부진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C5(펜탄, 나프타 분해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5개로 구성된 혼합물) 분리시설 투자 등 새 먹거리 모색에 나섰다. 이 회사는 올해 초 사내에 TF(태스크포스)를 만들고 C5 분리시설의 사업성을 검토하고, 3분기부터 1400억원대 시설투자를 결정한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중국의 자급률 증가와 글로벌 수요 부진 등으로 기존 제품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제품의 생산비용을 줄이거나 수익성이 높은 제품을 모색해야하는 만큼 일부 화학업체들의 연구비용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화케미칼 (28,000원 ▲1,500 +5.66%)금호석유 (142,300원 ▲3,700 +2.67%)화학의 경우 경기불황의 여파로 R&D 비용이 줄었다. 한화케미칼은 3분기 누적 379억원, 금호석화는 255억원을 지출했다. 각각 6%와 15.6% 감소한 금액이다.

한화케미칼의 화학부문 매출은 지난해 대비 1.2% 늘었고, 금호석화 역시 전년대비 매출이 8.2% 감소한 상황에서 더 큰 폭으로 R&D비용을 줄인 것. 업계 불황의 여파와 향후 시장의 불확실성 등이 연구개발 비용 축소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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