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감독관 전화 진동 때문에 수능 망쳤다"..자살예고

머니투데이 이슈팀 배용진 기자 2014.11.1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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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수만휘' 게시판 캡쳐/사진= '수만휘' 게시판 캡쳐


한 수험생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도중 감독관의 휴대 전화 진동 소리 때문에 시험을 망쳤다고 밝혔다. 이 수험생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주장했다.

18일 오후 수능 관련 정보 공유 카페 "수만휘닷컴"에는 '수능 시험 도중 불미스런 일을 겪었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경희대학교 휴학 중 세 번째 수능에 응시한 수험생이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힌 글쓴이는 지난 13일 서울 둔촌고등학교에서 수능 시험을 치렀다고 밝혔다.

이날 교탁 바로 옆 자리에 앉은 수험생은 3교시 영어 듣기 시간 도중 감독관의 외투에서 휴대 전화 진동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감독관은 휴대 전화 전원을 끄지 않은 상태로 외투를 말아 교탁 아래에 넣었다고 밝혔다.



이어진 영어 독해 시간, 다시 진동이 울렸고 진동은 자신의 책상까지 전해져 왔다고 수험생은 밝혔다.

감독관은 당황하며 외투와 휴대 전화를 만지작거렸지만 그 후에도 수십 초씩 수 차례 진동이 울려 시험에 전혀 집중할 수 없었고 결국 평소 실력보다 훨씬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수험생은 말했다.

영어 시간 직후 분노한 수험생은 감독관에게 항의했지만 그는 "자기가 아닌 학생의 가방에서 울린 진동"이라고 발뺌했다고 수험생은 전했다.


이에 학생은 고사 본부에 이를 문제화했지만 감독관은 계속 자신의 전화가 아니라고 발뺌했다고 밝혔다. 고사본부에서 금속탐지기를 통해 고사장 교탁 주변 가방을 모두 수색했지만, 학생들에게서 휴대 전화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분노에 찬 수험생은 이어진 과학탐구 시험에서도 집중하지 못해 평소보다 훨씬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시험 종료 후 열린 감독관 전체 회의에서 둔촌고 교감이 통신조회 방법을 언급하자 그제야 감독관은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다고 수험생은 밝혔다. 하지만 그는 웃으며 간단히 사과하는 등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수험생은 전했다.

수험생은 이후 감독관에게 전화와 문자로 합당한 책임과 보상을 요구했지만 그가 책임을 회피하며 연락도 잘 받지 않는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험생은 직전 시험에서 자신은 영어, 과탐 모두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며 그동안 아르바이트, 과외로 학원비 댄 것과 시간,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험생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오는 30일 오후 마포대교에서 목숨을 끊겠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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