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서 맞은 3000억 돈바람

머니투데이 유다정 기자 2014.10.31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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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권 회장 CS윈드 설립 8년 상장…사재 일부 사회 환원할 계획

김성권 CS윈드 회장의 지분가치가 IPO(기업공개) 예정가 기준으로 최대 3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0년 넘게 해외에서 사업을 하다가 8년 전 이 기업을 설립해 눈부신 결실을 맺은 김 회장은 사재 일부를 사회에 환원할 뜻을 밝혔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S윈드는 다음달 13~14일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 후 19~20일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희망가밴드는 3만1000~4만3500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4428억~6214억원이다. 창업자인 김성권 회장은 696만5000주(48.75%)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분가치로 따지면 2159억~3029억원에 이른다.



CS윈드는 풍력발전기의 날개와 터빈을 지지하는 타워를 생산하는 업체다. 사업 수완이 좋은 김 회장은 풍력발전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고 2006년 회사를 설립했다. 이듬해 골드만삭스PIA의 투자를 이끌어냈을 정도로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업계 상황이 녹록한 것은 아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풍력 시장이 위축되면서 고강도의 업계 구조조정이 이뤄졌다. 풍력시장의 큰 손인 선진국들이 자국산을 선호하면서 보호 무역주의를 취하자 수출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골드만삭스가 투자했고 한때 코스닥 시총 5위권에 들었던 풍력단조 부품업체 평산은 2012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윈드타워 제조업체인 동국S&C도 2010년과 2011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CS윈드는 설립 이후 연평균 39.9%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고 꾸준히 이익을 냈다. 풍력발전 수요가 있는 지역에 직접 공장을 짓는 현지화 전략이 먹혔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0년 설립한 캐나다 법인이다. CS윈드는 국내 기업이지만 여기서 생산된 부품은 캐나다 자국산과 마찬가지로 취급됐다. 온타리오 주정부는 2009년 신재생에너지 사용 촉진 법안을 제정했고 CS윈드는 관련 정책과 맞물려 현지 시장에서 공급을 확대했다.

업계 구조조정의 승자가 된 CS윈드는 해상풍력 시장의 강자인 영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지멘스가 영국 동부 헐(Hull) 지역에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건설할 계획인데 이 중 6MW급 해상 풍력발전기용 타워를 CS윈드가 생산하기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신주를 발행해 조달하는 917억원 중 상당 부분이 영국 공장을 짓는데 쓰일 예정이다.

전체 공모주식 중 신주모집은 300만주, 구주매출은 290만주다. 골드만삭스가 215만주를 매출하고 최대주주인 김성권 회장이 75만주를 내놓는다. 김 회장은 이를 통해 232억~326억원을 조달할 예정인데 사회환원 방안으로 재단설립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골드만삭스는 보유지분의 절반만 매출하고 나머지는 6개월 보호예수를 확약했다. 상장 후 지분율은 김 회장이 35.43%, 골드만삭스가 12.3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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