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셀, 주가 관리 태만…" 뿔난 소액주주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4.10.2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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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연대, 대표이사 해임안 등 담은 임시주총 소집 청구서 제출 예정…"법원行도 고려"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녹십자셀의 소액주주 연대가 대표이사 해임안 등을 담은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서를 회사측에 전달하겠다고 나섰다. 녹십자셀은 국내 대표 제약사인 녹십자의 자회사다.

지난해 10대 1의 무상감자를 실시했는데도 주가가 고전하고 있는데 기업이 주가 관리 노력을 게을리하고 있다는 것이 주총 소집 이유다. 아울러 오너일가에 지분 증여를 해주기 위해 주가 상승을 원치 않는게 아니냐는 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녹십자셀의 전신은 1992년 통신사업업체로 설립된 서울이동통신이다. 2005년 2월 바이오메디칼홀딩스(구 이노셀)의 바이오 관련 사업 영업권을 양수해 항암면역세포치료제 사업도 영위해 오고 있다. 2012년 녹십자가 이노셀을 인수하며 현재의 사명으로 거듭났다.

23일 녹십자셀 주주연대에 따르면 연대측은 회사측과 만나 △한상흥 녹십자셀 대표이사의 해임 △임상실험 논문학술지 게재에 관한 과정 의혹 확인 등의 안건을 담은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서를 전달할 방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회사측이 이를 거부하면 법원 제출도 불사한다는 계획이다. 주주연대는 녹십자셀 지분을 가진 143명으로 이뤄져 있으며 이들은 전체 지분 가운데 3% 이상(35만1635주)을 보유하고 있다.



주주연대측은 '녹십자 그룹 오너 일가의 증여를 위한 주가 조작 진위 확인'에 대한 내용도 함께 다루려 했으나 법적 다툼의 소지가 있어서 이 내용은 안건에서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녹십자셀은 지난해 3월 초 재무구조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0대 1 무상감자를 실시했다. 지난해 연초부터 거래정지되기 직전인 4월23일까지 평균주가는 3495원이다. 23일 오후 주가는 2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를 감자 전 주가로 추산하면 2650원에 불과해 오히려 주가가 내려갔다는 것이 주주 측 주장이다.

주주연대 한 관계자는 "올해 반기 기준 영업익이 흑자전환하는 호재성 요인이 있었음에도 사측이 이에 대한 홍보를 게을리하는 등 주가관리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며 "약 1년 반 전에 녹십자셀이 진행하는 임상실험에 대해 논문학술지에 게재한다는 소식도 있었지만 그 이후 감감 무소식"이라고 설명했다. 녹십자셀은 지난해 반기 기준 영업손실액이 25억원이었으나 올해 영업익 6600만원을 기록해 소폭 흑자로 돌아섰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녹십자 오너일가에 계열분리를 해 줄 것을 염두에 두고 주가 상승을 원치 않아 주가 관리에 소홀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녹십자셀의 현재 최대주주는 녹십자로 지난 반기말 기준 22.15%(258만1755주)를 보유하고 있다. 녹십자는 녹십자홀딩스가 50.06%(585만482주)를 보유중이고 녹십자홀딩스의 최대주주는 허일섭 회장(10.62%·526만2770주)이다.

허 회장은 2009년 작고한 허영섭 전 회장의 동생이다. 허 전 회장의 차남인 허은철씨는 녹십자 부사장으로, 삼남인 허용준씨는 녹십자홀딩스 부사장으로 각각 재직 중이다. 향후에 이들 2세 경영인들에게 녹십자 계열사가 분리되지 않겠느냐 것이 의혹의 골자다.

한편 이같은 주주연대의 주장에 대해 회사 측은 "사실 무근"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반기 기준 영업익이 흑자로 돌아선 것은 IT(정보기술)부문 계열사의 영업익 증대가 주효했다"며 "녹십자셀 자체 사업은 아직까지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해 홍보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시점이라고 판단했고 현재 꾸준히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임상실험에 대한 논문은 이미 지난해 초에 해당 학술지에 제출한 상태로 현재 게재 여부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가를 고의로 누른다는 것은 그야말로 일부 주주들의 주장일 뿐 사실이 전혀 아니다"라며 "녹십자셀 최대주주는 녹십자로 개인이 아니라서 증여를 논할 대상이 아니고 계열분리 또한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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