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연금자산, 서식지 옮겨야"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4.10.23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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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인구절벽-사람들이 사라진다]<3>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 인터뷰

"저출산·고령화···연금자산, 서식지 옮겨야"


"저출산돚고령화 시대가 현실화되면서 이제는 과거에 존재했던 '인구 모멘텀'은 기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한국은 1, 2차 베이비부머 인구층이 두터워 40~50대 인구 감소세가 가파르지 않을 것이란 점인데 그동안 투자업계가 새로운 발판을 마련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은 "인구통계학적 관점에서 '자산시장 붕괴 가설'이 있는데 일본이 이를 그대로 따라간 전형적인 예"라며 "한국은 현재 고령화 초기 단계로 인구구조 변화를 면밀히 살펴 일본 자산시장의 악몽을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산시장 붕괴 가설'이란 베이비부머들이 대거 은퇴하면 노후생활비를 확보하기 위해 주식이나 채권 등 자산을 매각할 수 밖에 없어 자산시장이 매물 폭탄으로 기반이 흔들리게 된다는 학설이다. 실제로 일본은 1990년대 들어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폭락을 경험했다.

김 소장은 "과거 대량 출산으로 태어난 베이비부머가 40·50대를 구성하고 있는 현재 인구구조의 특징은 두 가지"라며 "베이비부머들이 과거보다 오래 산다는 것과 현세대는 자식을 적게 낳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두가지 특징은 서로 연결돼 의료비 증가, 노인 부양 부담 증가, 불가피한 증세, 연금 지급 급증에 따른 국가 재정 부담 등 복합적인 양상을 만들게 된다. 특히 2020년~2050년은 대규모 고령화에 저출산이 겹치는 최악의 조합이 이뤄지는 시기다.



그는 "2020년~2050년에는 연금과 건강보험 등의 지출이 늘어나 국가 재정에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며 "젊은 세대의 저출산으로 노동력이 감소하고 경제는 저성장을 보이는데다 생산 연령 인구 대비 비생산 연령 인구의 비율인 부양비율은 증가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실을 앞두고 금융투자업계와 투자자 모두 연금시장에 눈을 돌리는 것이 시급하다. 저출산·저성장·고령화 등 '트릴레마'(세가지 문제가 서로 얽혀 꼼짝 못하는 상황)가 진행될수록 은퇴 후 필요한 자금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급증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현재 국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모두 90% 이상이 금리상품으로 운용되는데 앞으로는 연금자산이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야 한다"며 "금리상품에서 투자상품으로, 국내 자산에서 글로벌 자산으로, 단기자산에서 장기자산으로 서식지를 옮겨야 금융투자업계와 투자자 모두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인구구조 변화는 부동산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아직까지 실버세대의 주택 선호도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 이들의 필요를 충족시킬만한 주택 공급을 통해 수요를 창출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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