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힘든 한해 예고'…"전차군단 부진, 조선·철강도 우울"

머니투데이 산업1부, 정리=서명훈 기자 2014.10.22 17:26
글자크기

(종합)전경련 산업전망 세미나 개최, 석유화학·건설도 뚜렷한 회복 어렵다

내년 '힘든 한해 예고'…"전차군단 부진, 조선·철강도 우울"


내년에는 전자와 자동차, 조선, 철강 등 4대 주력 산업이 올해보다 더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석유화학과 건설 역시 뚜렷한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2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개최한 '2015년 경제·산업전망 세미나'에서 각 분야 전문가들은 이같은 분석을 제시했다.



◇전차군단, 올해보다 내년이 더 걱정=먼저 전자산업은 스마트폰을 대체할 전략품목이 없어 올해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조기 범용화가 진행되면서 2010년 이후 국내 IT산업을 이끌어온 동력이 소진됐다"며 "삼성전자가 성장통을 겪고 있어 국내 IT 생태계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전장 부품과 웨어러블 기기, 사물인터넷 등이 새로운 성장을 이끌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특히 TV와 태블릿 PC 등 주요 제품들은 중국업체들이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갖춘 내놓으면서 더욱 치열한 경쟁에 직면할 것이란 분석이다.

자동차산업도 미국과 EU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자동차 수요부진과 주요 자동차 업체간 경쟁심화, 엔화약세로 인한 가격경쟁력 약화 및 일본업체의 공격적 프로모션 등으로 올해보다 상황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됐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내년은 선진국 시장에서 프로모션과 인센티브 등 치열한 경쟁 양상이 재현될 것"이라며 "일부 공급 과잉으로 재고 증가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내년 자동차 시장 성장은 중국과 인도가 주도할 전망이다. 고 팀장은 “중국은 9%, 인도는 11%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면 미국 시장은 성장세가 주춤해지고 유럽 역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강·조선, 내년 전망도 ‘흐림’=철강 산업은 내년도 세계 철강 소비증가율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고 국내 전방산업 회복 지연으로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변종만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세계철강협회가 지난 4월 전망에서는 내년도 철강 소비증가율이 3.3%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지만 10월에는 2%로 하향 조정했다”며 “국내 전방산업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업황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철강제품 생산에 핵심적인 철광석 가격이 올해보다 더 떨어지고 대형 철강업체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브라질 발레, 호주 리오틴토·BHP빌리턴 등 메이저 광산업체들이 2016년까지 기존 대비 26%정도 생산능력을 높이고 있어 내년 전세계 철광석 가격은 톤(t)당 60달러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조선 산업은 글로벌 저성장 기조로 상선 발주량이 전년도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엔화약세에 따른 일본 선가(船價) 경쟁력 회복 역시 국내 조선 산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재천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내년 LNG선, FLNG, 해양생산설비, 컨테이너선 등의 발주량은 올해 대비 늘어날 예정이나 유조선, 벌크선 등 일반 범용상선은 발주량이 더 줄어들 것"이라며 "조선 빅3의 내년도 수주는 시추선의 의미 있는 회복 없이는 매출 수준인 400억달러 달성이 어렵다"고 내다봤다.

올해 조선업체들은 모두 수주 목표에 미달할 것으로 보인다. 전 연구원은 빅3에 대해 올해 110억달러 안팎의 수주를, 현대미포조선은 22억달러 규모 수주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6월말 기준 수주잔량이 임계지점인 1.5년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석유화학 ‘상저하고’, 건설 ‘토목’에 발목=
석유화학 산업은 생산원료인 원유 및 납사(naphtha) 가격의 하락과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제품가격의 강세로 업황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석유화학 과잉 설비에 따른 재고부담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석유 공급이 수요보다 많고 달러강세가 예상되기 때문에 내년도 화학산업 시황은 '상저하고'가 될 것"이라며 "내년 1분기는 과잉재고 부담으로 석유화학의 어려움이 지속되겠지만, 2분기에는 재고 감소 및 수요 증가로 차츰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또 "한국이 중국에 원료·제품을 제공하고, 중국이 이를 가공한 제품을 수출하는 무역 분업 구조가 붕괴되고 있다"며 “국내 화학산업에서 더 이상 중국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고 셰일가스 혁명과 미국 화학 산업 부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 산업은 수도권 신규 분양가 상승 및 미분양 감소에 따라 주택부문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토목 부문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로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미국경제의 회복이 성장을 주도해 내년 경제성장률이 3.5%로 올해보다 0.4%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원장은 “미국경제의 회복이 성장을 주도하면서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 유럽 실물경기의 미약한 회복세, 일본 아베노믹스의 불투명한 파급효과, 중국의 내수성장 약화 등 위협요인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