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진보당, 폭력혁명·종북 추구"…RO제보자 "이정희는 NL"(종합2보)

뉴스1 제공 2014.10.21 22:25
글자크기

21일 정당해산 16차 변론…법무부, 진보당 주요인사 민혁당 전력 집중 질의
RO 내란음모 사건 제보자, 진보당 중앙위원 NL계열 지목…'사상검증' 논란

(서울=뉴스1) 홍우람 기자 =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지난 7월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및 정당활동정지 가처분신청 사건 10차 공개변론에 참석하고 있다. 2014.7.8/뉴스1 © News1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지난 7월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및 정당활동정지 가처분신청 사건 10차 공개변론에 참석하고 있다. 2014.7.8/뉴스1 © News1


1980년대 주체사상파의 이론지침서로 알려진 '강철서신'의 저자 김영환(51)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이 정당해산심판의 대상이 된 통합진보당에 대해 "폭력혁명과 종북노선을 추구하는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및 정당활동정지 가처분신청 사건 16차 변론에서는 정부 측 증인인 김영환씨와 이석기(52) 의원 등 RO(Revolutionary Organization) 내란음모 사건의 제보자 이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김씨는 "개인적으로 민혁당 사건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진보당의 활동을 반대하는 것은 정당해산 등 사법적인 판단보다는 정치투쟁, 사상투쟁을 중심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사법적 판단이 된 이상 진보당처럼 폭력혁명, 종북적 노선을 추구하는 정당을 합헌이라고 판단한다면 국민과 광범위한 주체사상파, 일반 진보당 당원 등 모두에게 잘못된 사인(신호)를 주지 않을까 우려해 증언에 임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주사파는 지금도 폐쇄적이고 고루한 옛날식 이념과 노선에 집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진보세력이라기보다는 수구세력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과거 민족해방(NL)계열 운동권의 핵심으로 활동하며 1985년 '강철'이라는 필명으로 '한 노동운동가가 청년 학생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글을 써 주체사상을 소개한 바 있다.

1992년에는 지하당인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을 만들었다가 1999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뒤 사상전향문을 쓰고서 '공소보류'로 풀려났다.


당시 민혁당의 경기남부위원장이던 이석기 의원은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았다가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가석방됐다.

김씨는 이후 북한인권운동가로 전향해 활동하고 있다.

법무부 측은 김씨의 증언을 통해 현재 통합진보당의 주요인사들이 민혁당 당원이거나 산하 지하혁명조직 RO 조직원이었다는 것을 확인하며 진보당의 위법성 입증에 주력했다.

북한식 사회주의와 수령론, 폭력혁명 노선을 추종했던 민혁당과 역사적 관계를 밝혀 진보당의 종북성을 드러내려 한 것이다.

"이상규 의원과 유선희 최고위원은 민혁당 조직원이었나"는 법무부 측 질문에 김씨는 "이상규 의원은 민혁당원이 확실하고 유선희 위원은 민혁당 해체 직전에 민혁당에 가입 추천돼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김씨는 1995년 지방선거 당시 민혁당 주도로 서울 구로와 경기 성남에 각각 이상규, 김미희 의원을 출마시키고 자금을 지원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이상규·김미희 의원은 각각 500만원을 지원받았는데 이 돈의 출처는 1991년 북한에서 받은 41만달러 등 민혁당의 자금이라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민혁당 산하 RO 조직원이었던 것이 확실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김씨 진술에 따르면 홍 대변인은 과거 민혁당이 장악했던 학생운동 조직인 서울대 애국선봉대 대장을 맡았다.

김씨는 당시 민혁당 산하에서 활동했던 인사들에 대해 "오랫동안 주사파 리더로서 활동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3대 세습, 수령제, 정치범 수용소 등 핵심 논의를 회피하는 사람들은 옛날식 생각(주체사상)을 유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TV 등을 통한 공개토론, 세미나 등에서의 태도와 발언을 종합할 때 여전히 생각을 바꾸지 않고 과거식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보당 측은 반대 신문에서 김씨가 1997년 민혁당 해체를 결정한 뒤 민혁당 잔류 인사들과 직접 만난 적이 없다는 점 등을 들며 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에는 이석기 의원 등 RO 내란음모 사건의 내부제보자 이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법무부 측은 이씨에게 이정희(45) 대표 등 진보당 중앙위원 명단을 제시한 뒤 'NL계열 가려내기'에 집중했다.

이씨는 "이정희 대표는 제가 2008년 총선에 출마했을 때 처음 봤다"며 "2012년 대통령 선거 출마선언문 등을 보면 평등파(PD)라고 보기는 어렵고 NL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오병윤·이상규 의원, 안동섭 사무총장, 유선희·김승교·민병렬·정희성·최형권 최고위원 등 진보당 주요 당직자들에 대해서도 모두 NL 성향이라고 진술했다.

진보당 측은 이 같은 법무부 측 증인신문에 대해 전형적인 '십자가 밟기', '딱지 붙이기'라며 '사상 검증'이라고 반발했다.

법무부 측은 "NL계열이 중앙위원회에 얼마나 들어가서 중앙위원회를 어떻게 장악했는지는 진보당 해산요건에 있어서 가장 필수적이다"라고 반박했다. 전원재판부도 역시 법무부 측 의견을 받아들였다.

헌재는 다음달 4일 오전 10시 다음 변론기일을 열고 민주노동당(현재 통합진보당) 초대 당대표를 지냈던 권영길(73) 전 의원 등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