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조 케저 회장, '박근혜', '통일' 수차례 언급한 이유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2014.10.2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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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멘스 회장 1959년이후 우리나라와의 협력 관계 강조 "통일 후 한국에 기여하고파"

조 케저 지멘스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혁명포럼' 창립기념 강연회에 참석해 대담에 응하고 있다. /사진제공=지멘스조 케저 지멘스 회장이 2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혁명포럼' 창립기념 강연회에 참석해 대담에 응하고 있다. /사진제공=지멘스


글로벌 기업 지멘스의 대표를 맡은 이후 처음, 개인적으로는 8년만에 한국을 찾은 조 케저 회장은 2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스마트혁명포럼의 특별 강연자로 나서 고 박정희 대통령과 딸인 박근혜 대통령 부녀에 대한 인연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조 케저 회장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의 일화, 통일 등 한국정부와의 협력방안을 논하는 데 할당된 강연시간 30분 중 상당부분을 할애했다.



그는 "지멘스와 한국과의 인연은 1959년 자동교환기 공급계약을 수주한 것으로 시작됐다"며 "이어 1964년 박근혜 대통령의 선친(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일 베를린의 공장을 방문하면서 지멘스와의 관계가 깊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박근혜 대통령이 같은 공장을 방문했다"며 "선친과 같은 장소를 찾아줘서 영광이었다"고 강조했다. "방문한 사람은 바뀌었지만 양측이 상호 협력한다는 마음가짐은 50년 전과 동일하다"는 말도 덧붙었다.



지멘스의 사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케저 회장은 "한국은 지멘스에게 8번째로 큰 시장"이라며 "한국 전체 전력 중 19%를 생산하는 데 지멘스의 부품이 쓰이고 삼성물산과, 한화, 현대건설 등 발전 EPC(일괄수주방식) 업체들과의 협력으로 11조원에 달하는 사업을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지멘스의 에너지솔루션 아태지역본부가 우리나라에 설치된 것 역시 우리 정부와 지멘스와의 협력강화에 따른 것. 지멘스는 삼성물산을 비롯해 한화, 현대건설 등 우리나라 주요 건설사들과 손잡고 국내외 발전소 건설프로젝트에 뛰어든 바 있다. 조 케저 회장은 "에너지 솔루션 분야에서 한국 업체들과 손잡고, 아시아는 물론 중동에서도 협력사례를 늘릴 것"이라는 비전도 내놨다.

이날 강연에서 많이 언급된 단어 중 하나가 '통일'이었다. 조 케저 회장은 "지난 3일은 독일의 25번째 통일기념일이자 한국의 제4336주년 개천절"이라며 "독일은 40년만에 하나가 됐는데 한국은 또 40년을 기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독일의 통일과정에서 지멘스의 경험과 역할에 대해서도 발언을 했다. "만약 통일 1년이나 6개월 전 '언제 통일이 될 것이냐'고 물으면 당시의 나는 '불가능하다'고 답했을 것"이라며 "통일은 언제 올지 모르는 만큼 준비하고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통일과정에서의 지멘스가 한 역할에 대해서도 "통일 이듬해인 1991년 6월 지멘스는 2만여명을 고용했다"며 "이들을 재교육해 2년 안에 국제적인 기술 수준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언제일지 모르지만 통일이 닥치면 행동을 하는 게 중요하다"며 "지멘스도 통일 후 한국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독일과 한국, 한국과 지멘스, 나아가 우리기업들과의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겠다는 방한 목적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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